프로축구 K리그에 ‘방역 비상령’이 떨어졌다. 선수단 가족 또는 지인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사례, 일부 관중들의 관람수칙 위반 사례가 신고되고, 밀접 접촉 세리머니 등 선수단 내 긴장도 풀어졌단 지적까지 나오면서다. 전국 일일 확진자가 500명대를 웃도는 와중에 벌어진 일이라 위기감은 더 크다.
4일 K리그 관계자들 얘기를 종합해보면 최근 K리그를 둘러싼 코로나19 확진 발생 우려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아직 한국프로축구연맹에서 내놓은 방역 지침상 경기가 중단될 만한 수준의 사례는 신고되지 않고 있지만, 선수가 확진자(접촉 이후 확진 판정을 받은 가족)와 시간차를 두고 동선이 겹친다거나 선수와 팬의 동선이 일부 겹치는 사례들이 보고되면서 단단했던 방역의 벽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는 지적이다.
일부 구단들은 이미 연맹으로부터 주의를 받았다. 수원삼성은 3일 전북전을 앞두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지난달 21일 FC서울과의 홈경기에서 일부 관중들의 지속적인 육성 응원 및 야유로 인해 연맹으로부터 코로나19 방역 위반 주의 조치를 받은 사실을 전하면서 “홈경기 때 육성 응원 및 야유가 계속될 경우, 코로나19 대응 매뉴얼에 의거해 퇴장 등 강력한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포항도 SNS를 통해 “최근 홈경기에서 선수단 그라운드 입ㆍ퇴장시 팬에게 사인을 해 준 사례와 선수 라커룸 쪽에 관중이 몰리는 상황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며 “선수와 관중의 접점을 최소화하기 위해 경기 후 선수들이 퇴장할 땐 기존과 다른 통로를 이용하도록 했다”고 전했다. 특히 지난달 K리그 관람객 중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선수단과 팬의 동선 분리는 더 철저해지는 분위기다.
실제 벌써부터 현장에선 2주간 중단됐다가 지난달 재개돼 이제야 플레이오프를 치르는 남자배구 V-리그부터 핸드볼 구단인 청주 SK호크스 집단감염 사례 등 다른 구기 종목에서 파장이 컸던 터라 남 일 같지 않은 실정이다. 연맹에 따르면 K리그는 이번 시즌 선수, 코칭스태프 등 경기 필수 참여자 가운데 확진자가 발생할 경우 해당 팀의 경기는 최소 2주일 이상 연기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한 구단 관계자는 “선수단 내에서도 지난해 세리머니를 자제하거나 주먹인사를 하는 등 코로나19 확산에 꽤나 신경 쓰는 분위기였지만, 올해는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온 모습”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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