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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PV 감염으로 두경부암 늘어 …  50대 남성 환자가 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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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PV 감염으로 두경부암 늘어… 50대 남성 환자가 73.5%

입력
2021.04.03 10:38
수정
2021.04.03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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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과 뇌, 귀, 식도를 제외한 머리에서 가슴 윗부분에서 발생하는 두경부암은 5년 생존율이 50%에 그칠 정도로 치명적인 암이다. 게티이미지뱅크

눈과 뇌, 귀, 식도를 제외한 머리에서 가슴 윗부분에서 발생하는 두경부암은 5년 생존율이 50%에 그칠 정도로 치명적인 암이다. 게티이미지뱅크

두경부(頭頸部)는 일반인에게 낯선 용어다. 비강ㆍ혀ㆍ입ㆍ후두ㆍ인두ㆍ침샘 등 숨쉬고, 음식 먹고, 냄새 맡고, 목소리를 내는 등 살아가는 데 핵심적인 기능을 하는 기관이 많이 있다.

두경부암은 눈ㆍ뇌ㆍ귀ㆍ식도를 제외한 머리에서 가슴 윗부분까지 영역에서 발생하는 모든 암을 말한다. 구강암ㆍ후두암ㆍ인두암ㆍ침샘암이 대표적이다.

조기에 발견하지 못해 두경부암의 5년 생존율이 50% 정도에 불과할 정도로 ‘독한’ 암에 속한다.

국내 두경부암 환자는 지난 2015년 1만9,856명에서 2019년 2만3,691명으로 4년 새 19.4% 증가했다. 연평균 4.5%씩 늘어난 셈이다. 연령대별로는 50대 이상이 전체의 88.4%이었고, 40대 이하는 11.6%였다.

성별로는 최근 5년간 남성 환자가 더 많았고, 증가율은 여성 환자가 더 높았다. 최근 5년간 평균 여성 환자는 4,588명(26.5%), 남성 환자는 1만7,286명(73.5%)으로 남성 환자가 여성 환자보다 3.8배 많았다.

쉰 목소리나 목 안의 이물감, 입속 상처가 3개월 이상 지속되면 두경부암을 의심해야 한다. 입안이 자주 헐거나 붓고 적백색 반점이 생기면서 음식물을 삼키기도 어려워진다. 한쪽 코가 지속적으로 막히거나, 코에서 이상한 분비물이 나온다. 치아 관리를 잘해도 이가 흔들리기도 한다

두경부암의 가장 큰 발병 원인은 흡연과 음주로 꼽힌다. 흡연자가 비흡연자보다 두경부암에 걸릴 확률이 15배 정도 높다.

최근에는 자궁경부암을 일으키는 바이러스인 인유두종바이러스(HPV)에 감염돼 두경부암에 걸리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보통 성관계를 통해 감염돼 자궁경부암ㆍ항문암ㆍ성기사마귀 등의 원인이 된다.

이영찬 강동경희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구강 성교 등으로 입속 점막에 감염되면 두경부암의 하나인 구인두암이 생길 수 있다”고 했다.

최근 미국암협회는 두경부암의 급속한 증가 원인의 하나로 구강 성교를 꼽았다. 따라서 성관계를 하는 파트너가 많은 사람은 두경부암에 걸릴 위험이 높으므로 조심해야 한다. 이 밖에 위식도 역류 질환, 식도질환, 방사선ㆍ자외선 노출, 비타민ㆍ철분 결핍, 두경부의 지속적인 물리적 자극 등이 두경부암 위험 인자다.

두경부암의 가장 확실한 예방법은 금연과 금주다. 구강 청결을 유지하고 틀니 등 구강 내 보철물을 치아와 잇몸에 잘 맞게 조정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또한 HPV 감염을 막기 위해 건강한 성생활을 하고, 관련 백신 접종을 하는 것이 좋다.

두경부암은 조기 진단하면 80~90% 정도가 완치하지만 그렇지 못하면 생존율이 급격히 떨어진다. 두경부암 증상을 한 번이라도 경험했다면 이비인후과에서 정기적인 내시경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유전자 검사로 두경부암 발병 위험도를 미리 확인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한편 정유석ㆍ석준걸 국립암센터 희귀암센터 두경부종양클리닉 전문의와 정규원 중앙암등록본부 수석연구원은 최근 1999~2017년 중앙암등록통계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두경부암 가운데 20, 30대는 구강암의 일종인 설암(혀암)이, 60대 이상은 편도암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암(Cancer)’ 2월호에 실렸다.

20~39세는 1999~2017년 연평균 1.9% 증가했고, 40~59세는 1999~2008년 연평균 8.1% 증가하다 2009~2017년에는 1.7% 증가로 떨어졌다. 반면 60대 이상은 연평균 6.2% 증가한다.

설암은 1999년 이후 전 연령대에서 증가했다. 특히 20, 30대에서 연평균 7.7% 증가했고, 40~59세는 2011~2017년 연평균 4.6%, 60대 이상은 99~2017년 2.7% 늘어났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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