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이 조원태 회장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강성부펀드)', 반도건설의 '3자 연합'이 공식적으로 해체를 선언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조 전 부사장, KCGI 산하 투자목적회사 그레이스홀딩스, 반도건설 계열사인 대호개발 등은 그동안 맺어왔던 한진칼 주식 공동보유계약 종료로 상호 간 특별관계가 해소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3자연합의 지분율은 그레이스홀딩스 17.54%, 대호개발 17.15%, 조 전 부사장 5.71% 등으로 각각 나뉜다.
3자 연합은 지난달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주주제안을 포기하면서 사실상 경영권 분쟁 종료를 예고한 바 있다. 산업은행이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해 한진칼에 8,000억 원을 투자해 지분 10.66%를 확보하면서 조원태 회장과의 지분 대결에 승산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실제 조 회장 측 우호 지분율은 47.33%로, 3자 연합(40.39%)보다 7% 포인트가량 높다. 결국, 당초 한진칼 지분을 확보하면서 경영권 캐스팅보트를 쥔 것으로 평가됐던 산은의 개입은 조원태 회장에게 승리를 안겨 준 셈이 됐다.
앞서 조 전 부사장이 한진칼 주식 가운데 5만5,000주를 KCGI에 매각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선 상속세 재원이나 생활비 마련을 위한 것으로 해석했지만, 경영권 분쟁에서 손을 떼기 위한 수순이라는 의견이 압도적이었다. 이번 계약 만료로 3자 연합은 서로의 동의 없이 각자 지분을 매각할 수 있다. 다만 KCGI는 지분을 당장 처분하기 어려운 만큼 당분간 통합항공사 출범 상황을 지켜볼 것으로 예상된다.
KCGI는 “대형항공사 통합은 KCGI가 2019년 아시아나 인수 참여 때부터 일관적으로 주장해온 사안”이라며 “절차상 주주권 침해의 문제에도 불구하고 결과적으로 두 차례 증자로 재무구조도 개선됐고, 3자 배정에 의한 산업은행의 증자 참여로 적은 지분으로 독단적 경영권을 행사하고 있던 현 한진그룹 대주주와 경영진에 대한 최소한의 감시와 견제 장치가 마련됐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업계에선 조 회장이 경영권 분쟁에서 승리한 기운을 몰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을 자회사로 편입한 후 2년 내 통합하겠다는 인수합병(M&A)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또 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 등 저비용항공사(LCC)도 하나로 통합해 '메가 LCC' 설립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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