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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현 "김영춘에 돈 안 줬다"…이강세도 "검찰이 유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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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봉현 "김영춘에 돈 안 줬다"…이강세도 "검찰이 유도신문"

입력
2021.04.01 18:59
수정
2021.04.02 19:19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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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 김봉현-이강세 '여권 로비' 대질신문서 부인
검찰도 "김영춘에 돈 줬다는 건 아니다" 인정
이강세 "검사가 확정된 사실인 양 압박" 항의도

라임자산운용(라임) 사태 관련 정관계 로비 의혹을 받는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 연합뉴스

라임자산운용(라임) 사태 관련 정관계 로비 의혹을 받는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 연합뉴스


▶김봉현="(2억5,000만 원을 김영춘에게) 줬다는 게 아니고, (이강세에게 금전을 지급한) 출발이라는 것입니다. 그때까지 이강세에게 들어간 돈이 매달 1,000만 원 정도씩 해서 대략 2억5,000만 원 정도라는 것입니다."

▶○○○ 검사="그래서 저희가 이 사건에 대해 아무런 선입견이 없는 객관적인 속기사에게 (2020년 3월 김봉현과 지인의 통화 내용에 대한) 녹취록을 의뢰하여 받았는데, 그 녹취록에도 2억5,000만 원 '출발'로 기록이 돼 있습니다."

여권 로비 관련 김봉현 조사 중(2020년 12월, 서울남부지검 영상녹화실)

라임자산운용(라임)의 여권 정치인 로비 자금으로 지목된 2억5,000만 원이 언론 등에서 의혹을 제기한 바와 달리 김영춘 전 해양수산부 장관에게 건네지지 않았다는 진술이 검찰 조사 과정에서 나온 것으로 파악됐다. 라임 사태 핵심 인물인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대표와 정치권 로비 창구로 지목된 이강세 스타모빌리티 대표 간 대질신문을 통해서다. 특히 이 대표에 대한 조사 과정에서 검찰의 유도신문이 있었다는 정황도 드러났다. 이달 7일 부산시장 보궐선거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출마한 김 전 장관이 라임 관련 의혹으로 야당의 공격을 받는 상황에서 검찰 수사 내용이 드러나면서 정치적 논란이 불가피해 보인다.

김봉현 측 "2억5,000만 원 이강세에게 건넨 돈"

4·7 부산시장 보궐선거 김영춘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1일 오후 부산 서구 충무동 사거리에서 열린 집중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4·7 부산시장 보궐선거 김영춘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1일 오후 부산 서구 충무동 사거리에서 열린 집중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1일 본보가 확보한 김 전 회장 변호인의 조사 입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21일 서울남부지검 영상녹화실에서 이뤄진 김 전 회장과 이 대표의 대질신문 과정에서 검찰은 라임의 여권 로비 자금으로 의심받던 2억5,000만 원이 실제로는 김 전 회장이 이 대표에게 건넨 돈이라는 점에 두 사람의 이견이 없음을 확인했다.

문제의 2억5,000만 원은 한 언론이 김 전 회장의 통화 녹취록을 입수해 보도하면서 존재가 드러났다. 녹취록에 따르면 김 전 회장은 지난해 3월 지인과 통화하면서 "2016년 선거 때도 민주당 김모 의원, 장관인사, 부산 모 유력의원 돈 준 것들 있다고 얘기해. 실제로 형(김봉현 자신을 지칭)이 돈 줬으니까. 형은 2억5,000만 원 출발이었으니까. 창구가 이강세의 고대 동문들이라 얘기해", "누구냐면 부산, 해수부 장관 김영춘이야. 그때 당시는 완전히 XX이었거든" 등의 발언을 했다.

김 전 회장은 이 보도에 대해 "흥분한 상태에서 이 대표에게 돈이 갔다는 것을 언론에 알리자는 의도로 말했던 것"이라며 여권 로비 사실을 부인해왔다. 검찰 또한 조사 과정에서 "녹취록에도 '2억5,000만 원 출발'로 기록돼 있다"며 김 전 회장 발언이 김 전 장관에게 금전이 전달됐다는 증거는 아니라는 점을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회장을 변호하고 있는 사람법률사무소 소속 이제일 변호사는 이날 본보와의 통화에서 "대질신문 당시 직접 입회했다"며 "'출발'의 의미는 김 전 회장이 이 대표에게 2014년부터 2016년 초까지 매달 1,000만 원 정도씩 총 2억5,000만 원 정도를 줬다는 취지로 말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적어도 김 전 장관에게 (돈을)줬다는 취지가 아니라는 점에는 다툼이 없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4·7 보궐선거를 앞두고 김 전 회장의 녹취록을 근거로 "수뢰 의혹에 대한 입장을 밝히라"며 김영춘 후보에 공세를 펴왔다.

이강세 "검찰 유도신문했다… 김영춘 수사 부당" 항변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검찰청. 뉴스1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검찰청. 뉴스1

이강세 대표가 대질신문에서 검찰 수사가 짜맞추기식이었다고 항변한 정황도 확인됐다. 앞서 자신을 조사한 검사들이 이미 김 전 회장이 김 전 장관에게 돈을 제공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처럼 유도신문하며 압박하자 상황을 추정해 진술할 수밖에 없었다는 취지다.

▶이강세="김(영춘) 후보를 비롯한 여권 정치인들에 대한 종전의 라임 관련 수사가 부당했습니다."

▶○○○ 검사="제가 언제 라임의 '라'자라도 꺼냈습니까. 언론에 나오는 얘기 말고 본인이 직접 경험한 사실만 말씀하시면 됩니다."

▶이강세="종전에 저를 조사한 □□□, △△△ 검사가 그들이 마치 김봉현 조사를 통해 사실관계가 확정된 것처럼 말하며 저를 공박하자, 김봉현으로부터 김 후보에게 돈이 얼마가 갔겠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

▶김봉현="저는 그런 사실이 없고, 이강세가 '김 후보가 (2016년 총선에서) 당선이 안 된다'고 했는데 제가 뭐하러 돈을 줬겠습니까. 이강세를 통해서도 아니고 제가 직접 생판 모르는 김 후보에게 돈을 준다고 그 사람이 받겠습니까."

김봉현·이강세 대질신문 중(2020년 12월 21일, 서울남부지검 영상녹화실)

이 변호사는 "5년 전에는 라임이 아무런 이슈가 되지 않는 때였고, 그 무렵 김 전 회장이든 이 대표든 김 전 장관에게 돈을 줬다는 사람은 없는 것으로 조사가 마무리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나중에라도 대질신문 영상녹화 등이 공개돼 검찰이 구속된 피고인들을 별건 수사의 참고인으로 한 명씩 소환해 조사하는 과정에서 부당한 점이 없었는지 살펴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정황과 관련해 서울남부지검 관계자는 "공보규정상 검찰 조사 당시 사건 관계인의 진술 내용이 무엇인지와 진술 내용과 관련된 사건 관계인의 주장의 진위 여부는 확인이 어렵다"고 답변했다.

이유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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