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서 2018~2020년 8만5,268가구 분양
연간 1만2,500가구가 적정..."수요공급 불균형"
"본격 입주 올 하반기?미분양·입주증가 전망"
"역대 최대 공급 대전 광주 등 전국이 공급과잉"
저금리와 풍부한 유동성으로 수년간 주택이 과잉 공급된 대구에서 또다시 대규모 미분양 사태가 나올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대선과 지방선거를 내년에 앞둔 만큼 최근 급등한 부동산시장이 경착륙하진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지만 올 하반기 본격 입주가 시작되면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1일 대구시와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연말까지 대구에선 49개 단지, 3만3,000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올해 대구지역 주택 적정수요(1만2,978가구)의 2.5배에 달하는 물량이다. 2018~2027년 대구의 누적 주택 수요는 총 12만4,662가구. 연간 1만2,500호 안팎의 공급이 적정선이나, 2018년부터 최근 3년간 분양물량은 8만5,268가구에 달한다. 지난해에만 3만2,070가구가 분양됐다. 공급 물량이 적정 수요를 크게 앞선 것이다.
특히 과잉공급이 시작된 2018년 분양 아파트가 입주를 시작하는 올해 하반기부터 주택 매매시장 침체와 미입주 등 부작용이 불거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대구시 관계자는 “풍부한 유동성과 가격상승 심리 영향으로 올해도 주택이 과잉 공급되고 있지만 올 하반기나 내년 초부턴 미분양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올해 대구 입주물량은 1만7,472가구다. 내년은 2만4,396가구, 그다음 해는 2만8,516가구다. 특히, 대구는 전 지역이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됐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도 장기화하고 있어 비분양 사태가 재발하면 분양시장 침체은 더욱 가속화할 가능성이 높다.
앞서 대구지역은 2005~2007년 3년간 주택이 과잉 공급되자 2008년엔 미분양이 2만1,379가구를 기록한 바 있다. 미분양 물량은 그로부터 4년이 지난 2012년(3,288가구)에서야 안정 단계로 접어들었다.
주택 과잉공급은 다른 지역도 마찬가지다. 김동찬 광주시의회 의원은 “향후 10년 간 주택수요는 최대 6만3,900가구"라며 "이보다 두세 배 많은 12만5,000~18만7,000가구가 공급되면 여러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전에도 올해 3만5,000가구 공급이 예정돼 있는데, 이는 역대 최대 규모다.
이진우 부동산자산관리연구소장은 “입주가 본격화하는 올 하반기부터 부동산시장에 재고가 쌓이기 시작할 것"이라며 "대구뿐만 아니라 전국이 비슷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재 고공행진 중인 주택가격이 올가을 변곡점을 맞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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