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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금속 재사용, 자원외교만큼 중요하다

입력
2021.04.01 19:00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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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규
김연규한양대 국제학부 교수

편집자주

21세기에 새로운 형태로 펼쳐지고 있는 강대국 세력 경쟁과 개도국 경제 발전을 글로벌 기후변화와 에너지 경제의 시각에서 살펴본다.


중국 내몽골 희토류 광산 바이윈어보. 로이터 연합뉴스

중국 내몽골 희토류 광산 바이윈어보. 로이터 연합뉴스

20세기 세계경제는 화석연료인 원유가스에 기초한 내연기관 자동차, 화력발전소, 정유화학산업 등이 주축이었다. 원유가스의 안정적 공급을 위한 에너지안보 수립이 국가의 중요한 정책이었다. 원유가스의 원재료 확보와 중간 가공 공급망 구축을 위한 국가들 간의 치열한 각축전은 수많은 전쟁을 가져왔고, 원유 가스 공급망을 지배한 국가가 결국 세계를 지배했다. 기후변화와 지속 가능 발전에 대한 관심과 함께 1990년대부터 유럽, 일본, 미국 등에서 시작된 풍력과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전기차 산업은 최근에는 디지털산업 등과 결합해 21세기 첨단 제조업으로 확실히 자리 잡아가고 있으며 국가들 간의 치열한 주도권 쟁탈전이 벌어지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는 20세기에서 21세기 세계경제 패러다임으로의 전환을 더욱 가속화시키고 있다. 2019년 200만 대였던 전 세계 전기차 보급 대수는 2020년 말 300만 대를 넘어섰다. 2030년에는 1억 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의하면 2050년에는 태양광이 현재보다 17배가 된다고 한다.

이제 불과 10여 년 뒤에 전 세계가 각각 수억 대의 전기차와 태양광 패널, 풍력터빈을 제조, 설치해야 한다면 이러한 첨단 산업에 필수적으로 소요되는 희토류와 희소금속은 과연 충분히 공급될 수 있을까? 원유가스 시대에 그랬던 것처럼 특정 국가, 지역에 부존되어 있지는 않을까? 17개 종류의 희토류와 40여 종의 희소금속 가운데 공급리스크가 특별히 큰 금속은 어떤 것인가. 21세기 세계경제의 본격적 전개를 앞둔 지금 우리 정부는 희토류와 희소금속의 안정적 공급을 위한 자원안보 정책 수립에 적극 나서야 한다.

중국은 ‘희토류와 희소금속의 사우디아라비아’라고 불려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주요 금속의 공급망을 다른 국가들에 의존하지 않고 국산화하는데 성공했다. 희토류 원재료, 가공품, 그리고 영구자석과 같은 중간재 부품 모두 해외보다 중국 내수시장에서 조달해서 사용하는 것이 저렴했기 때문에 세계 주요 자동차 회사, 스마트폰업체, LED 전구 전문업체 필립스 등이 모두 중국에 공장을 둘 수밖에 없었다. 미국, 유럽연합(EU), 일본의 재생에너지와 전기차 스마트폰 업체들은 2011~12년 중국발 희토류 소재와 부품 공급 충격에서 벗어나 서서히 공급망을 다변화하고 있다.

우리의 배터리 3사는 글로벌 배터리업계에서 점유율은 확대되고 있지만 주요 배터리 소요 금속을 해외공급망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리스크이다. 최근 전기차배터리 시장이 니켈 함량을 높인 하이니켈계 배터리로 재편되면서 공급망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대표적 글로벌 기업들은 주요 금속을 자체 개발 확보하는 추세로 가고 있기 때문에 우리 기업들을 위해서는 주요 금속에 대한 우리 정부 차원의 해외 자원 확보 외교를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원안보를 강화하는 추가적인 수단은 선형경제구조에서 순환경제구조로 전환하여 자원이 재사용되고 순환되도록 함으로써 자원과 에너지의 투입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국내 폐금속자원 보유량의 경제적인 가치는 46조 원으로 추산되며 매년 4조300억 원의 폐금속자원이 발생하고, 수거 및 재활용률은 35.8% 수준이나, 희소금속 회수 및 재활용은 기술력이 부족하여 매우 저조한 실정이다. 우리나라 자원 재활용 산업의 문제점은 금속자원 분리 정제 및 고순도화 기술력이 선진국에 비해 40% 수준에 머무르고 있으며, 순환자원에 대한 통계가 없어 폐기물 수거 및 금속 재자원화 산업화가 미진하다.

김연규 한양대 국제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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