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 대 GS25' 양강구도 심화
이마트24 '리저브' 매장·세븐일레븐 '푸드드림' 확대
무분별 점포 확장보다 '차별화 서비스'
편의점 시장에 CU와 GS25의 양강구도가 굳어지면서 3, 4위가 설 곳은 점점 좁아지고 있다. 편의점 사업은 오프라인 유통망이 매출과 브랜드 경쟁력으로 직결되는데, 이미 과밀화된 시장에서는 점포 수를 끌어올리는 게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3, 4위 편의점들이 택한 수단은 프리미엄 서비스다. 올해 이마트24는 인테리어와 서비스를 고급화한 '리저브' 매장을, 세븐일레븐은 맞춤형 먹거리를 제공하는 '푸드드림' 매장을 본격 확대할 계획이다. 단순히 가까워서 들르는 게 아니라 일부러 찾아오는 편의점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고객이 찾아오는 편의점으로…특화 매장 개발 가속화
1일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24는 올해 신규 출점에 집중하기보다 편의점을 새로운 경험이 가능한 공간으로 만드는 차별화 전략으로 경쟁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필요한 물건만 구매하는 소매점이 아니라 카페처럼 시간을 보내고 여유롭게 쇼핑을 즐기는 공간으로 재편하겠다는 것이다.
2017년부터 시작한 프리미엄 점포 리저브 매장은 최근 주류특화매장, 스무디킹 숍인숍(매장 안의 또 다른 매장), 애플 정품 액세서리 판매 매장 등 편의점에서 볼 수 없었던 특화 상품 전문점으로의 기능을 더하고 있다. 그동안 감각적인 인테리어로 고급 편의점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주력했다면 이제는 편의점을 넘어 새로운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역할을 확장한다는 게 이마트24의 설명이다.
지난해 이마트24는 리저브 매장을 빠르게 늘려 400여 개로 확대했다. 리저브 매장은 일반 매장 대비 평균 매출은 50.7%, 평균 고객수는 54.8% 많다. 이마트24의 한 관계자는 "편의점은 지리적·시간적 편의성이 중요한 요소였지만 시대 변화와 고객의 눈높이에 따라 이젠 '공간'이 새로운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고 리저브 매장 확대 이유를 설명했다.
세븐일레븐은 1, 2인 가구를 겨냥해 맞춤형 먹거리와 생활 쇼핑 공간으로 특화한 푸드드림 매장을 확대하고 있다. 푸드드림은 약 132㎡(40평) 규모로 즉석식품, 신선·가정간편식(HMR), 와인 등 5가지 핵심 상품군이 중심이다.
푸드드림은 일반 점포 대비 일 평균 매출이 66.5%, 객단가는 20.9% 높다. 세븐일레븐은 지난해 푸드드림을 200여 개로 늘렸다. 올해 2월 기준으로는 250개가 됐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소규모 점포는 공간이 협소해 특화 매장을 꾸리는 데 한계가 있다"며 "푸드드림은 넓은 공간과 최적화한 시스템으로 일반 편의점과 다른 가치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가맹점 확보가 관건'…점주 유인책으로도
프리미엄 매장 확대는 고객 '록인(Lock-In)효과'뿐 아니라 가맹점 점주를 확보하기 위한 유인책이기도 하다. 2018년 경쟁사 간 근접 출점을 자제하는 자율규제로 신규 출점이 어려워지면서 다른 업체 가맹점을 뺏어오는 것이 성장을 위한 과제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기준 편의점 점포 수는 CU가 1만4,923개, GS25가 1만4,688개다. 세븐일레븐은 1만501개이고 후발 주자인 이마트24는 5,165개에 그쳤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편의점들은 신규 점포 확장과 함께 프리미엄 매장으로의 차별화를 동시에 진행 중"이라며 "점주들에게는 운영해보고 싶은 매장으로 경쟁력을 쌓고, 매장 확대로 인지도를 높여 고객 만족까지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려는 시도"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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