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택시호출 사업서 쓴맛 본 SKT
이번엔 세계 1위 공유차 우버와 손잡고 재도전
카카오모빌리티도 구글 투자받으며 실탄 확보
국내 모빌리티 시장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든든한 우호세력인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의 지원 아래 존재감을 각인시킨 카카오모빌리티에 국민 내비게이션 'T맵' 보유 업체인 SK텔레콤이 재도전을 선언하고 나서면서다. 2015년 택시호출 사업에서 카카오택시에 밀렸던 SK텔레콤은 이번엔 세계 최대 공유차량 업체 우버와 손을 잡고 참전했다.
카카오모빌리티 또한 구글로부터 5,000만 달러(약 560억 원) 규모의 전략적 투자 지원과 함께 세(勢)를 불리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자사 시스템에 구글의 인공지능(AI)을 접목, 1위 자리 굳히기에 들어갈 방침이다.
택시호출 서비스서 카카오와 우티 격돌
1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의 모빌리티 자회사 티맵모빌리티와 우버의 합작법인 우티(UT)가 출범했다. 아직 구체적인 서비스 계획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우티는 택시호출, 대리운전, 주차, 전동킥보드 등 다양한 모밀리티 서비스에서 T맵과 우버의 운영 노하우를 더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우티와 카카오모빌리티는 택시호출 사업에서 격돌할 조짐이다. 양 사는 대중화된 택시 호출 서비스를 시작으로 다양한 분야의 영역 확장에 필요한 모빌리티 플랫폼 구축에 주력하고 있다.
이미 2015년 카카오와 SK텔레콤은 각각 '카카오택시'와 'T맵택시'를 선보였지만, 카카오톡이란 막강한 플랫폼 경쟁력 덕분에 결과는 카카오택시의 압승으로 끝났다. 현재 택시호출 시장에서 카카오모빌리티의 이용 점유율은 80%에 달한다.
하지만 업계에선 티맵과 우버가 통합하면 상당한 시너지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여전히 티맵은 월 사용자만 1,300만 명에 달하는 국내 1위 내비게이션이고, 우버는 전 세계 900여 개 도시에서 수년간 공유차량 운영 경험을 쌓아온 기업이다. 자금력도 충분하다. 우티는 우버와 SK텔레콤에선 1,700억 원을, 사모펀드에선 4,000억 원을 각각 지원받았다.
카카오모빌리티도 2월 글로벌 투자사 칼라일로부터 2,200억 원에 이어 이날 구글에 560억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면서 실탄도 확보했다. 카카오모빌리티와 구글은 투자 제휴 이외에도 △클라우드 기반 AI·사물인터넷(IoT) 관련 포괄적 협력 △양사 플랫폼 시너지 방안 모색 △운영체제(OS) 소프트웨어 관련 협력 등 다양한 사업 제휴도 논의할 예정이다.
이동 수단 전체를 아우르는 플랫폼이 목표
이처럼 카카오와 SK텔레콤에서 모빌리티 사업에 올인하고 나선 이유는 잠재적인 성장성 때문이다. 정보통신기획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모빌리티 시장 규모는 2017년 6,820억 원에서 2023년 2조8,630억 원으로 급성장할 전망이다. 이들은 각종 이동 수단과 관련된 서비스를 하나로 묶어 제공하는 '서비스형 모빌리티' 플랫폼을 꿈꾸고 있다.
이를 위해 카카오모빌리티는 최근 반려동물 동반 탑승 택시 서비스 업체 '펫미업'을 인수한 가운데 세차, 정비, 중고차 분야 전문 업체들과 손잡고 '내 차 관리' 서비스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또 한국철도 코레일과 함께 기차표 예매와 발권이 가능한 '카카오 T 기차'를 선보이면서 대중교통까지 흡수할 태세다.
SK텔레콤 역시 T맵모빌리티를 통해 렌트카와 차량공유, 택시, 단거리 이동수단(전동킥보드, 자전거 등), 대리운전, 주차 등을 하나로 묶어 제공하는 구독 서비스 출시 계획도 발표했다. 아울러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하늘을 나는 '플라잉카' 사업 진출도 저울질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로선 카카오모빌리티가 경쟁력에서 앞서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우버와 합승한 SK텔레콤의 반격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며 "향후 국내 모빌리티 시장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