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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롯 전국체전이 발굴한 핫스타 한강 "이름도 한강, 매력도 한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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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롯 전국체전이 발굴한 핫스타 한강 "이름도 한강, 매력도 한강입니다!"

입력
2021.03.31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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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롯 가수 한강


트롯 가수 한강. '트롯 전국체전'의 대표 느끼남으로 각인된 이후 방송에서 정횡무진 활약하고 있다.

트롯 가수 한강. '트롯 전국체전'의 대표 느끼남으로 각인된 이후 방송에서 정횡무진 활약하고 있다.


"그렇게 큰 무대인지 몰랐어요."

'트롯 전국체전'의 대표 '느끼남' 한강(36)은 알면 알수록 매력적인 남자다. '트롯 전국체전'에서는 여심을 훔치는 꽃미남으로 각광을 받았지만 막상 만나서 이야기해보면 입담이 유재석 저리 가라다. 출연 에피소드부터 재밌다. 첫 지상파 도전이였는데도 "좋은 경험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전부였다. 제벌2세 같은 여유가 느껴지지만 그는 지방에 있는 작은 세탁소집 아들이다.

지상파 방송의 위력을 느낀 것은 트롯 전국체전에서 두각을 드러내면서였다. 마스크를 쓰고 약국에 들어갔는데 약사가 "어머 한강씨 닮으셨어요!"하고 말했다. 그말에 얼떨결에 "제가 바로 그 한강입니다!"하고 대답했다.

"속으로 엄청 놀랐어요. 마스크까지 쓰고 있는데, 알아보시다니. 방송의 힘이 이렇게 대단한 거구나, 하고 생각했죠. 그때서야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인식이 되더군요."

같은 날 커피숍에서 아르바이트 여학생이 "어머니가 굉장히 팬이세요. 사진 한 장 찍어주세요"하는 요청을 해왔다. 생에 첫 사진 촬영 요청이었지만 그런 일에 익숙한 듯 사진을 찍어주고 "행복하세요"하는 덕담까지 건넸다.

"가수들이 왜 팬들을 그렇게 챙기는지 이해가 되더군요. 여기저기서 알아봐주시니까 성장하고 싶은 욕심이 생겼어요. 평범한 직장인에서 가수로 마인드 변화가 생긴 계기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모두 팬분들 덕분입니다!"

방송에서는 오랫동안 무대 생활을 한 듯 여유로웠지만 사실은 평범한 직장인이었다. 회식에서 "노래 잘한다"는 이야기를 하도 들어서 "가수 한번 해볼까"하는 생각으로 도전했다. 데뷔 방송에서 보인 그의 눈빛이나 프로 같은 제스처는 모두 훈련이나 경험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성격에서 묻어나는 여유로움이다. 그의 캐릭터가 제대로 드러난 것은 '사랑은 차가운 유혹'을 부를 때였다. 준결승 1차 자유곡이었는데, 들어가는 박자를 놓쳤다. 심사위원들은 깜짝 놀라는 표정을 지었지만 그는 당황한 기색 하나 없이 다음 소절로 넘어갔다. 30년 이상 되는 가수에게서나 볼 법한 여유였다. 얼마나 아찔한 순간이었는지는 무대가 끝나고서야 알았다.

"박자를 놓쳤을 때 다시 할게요, 하고 말할까 생각했어요. 하지만 이왕 시작한 거 끝까지 부른 후에 판단하자고 생각했죠. 제가 노래를 끊고 '다시 할게요' 했으면 규정상 바로 탈락이라고 하더라구요. 그 말을 듣고 나니까 섬뜩하더라고요, 하하!"

그의 담백하고 여유롭기 이를 데 없는 캐릭터는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것인지도 모른다. 트롯 전국체전 등수가 발표된 뒤에 버럭 화를 냈다. 무명가수에서 느끼남 캐릭터에 8위라는 성적까지 얻었으면 보통 "너무 놀랍다. 이 정도만 해도 감사하다"는 반응이 나오기 마련인데, 그의 아버지는 아쉬움을 표하는 것을 넘어서 "심사가 잘못됐다"면서 역정을 냈다.

"왜요?"

아들의 물음에 아버지는 이렇게 대답했다.

"내가 보기엔 니가 제일 잘했다. 나뿐 아니라 우리 동네 사람들도 다 그렇게 말한다!"

이렇게 순박한 부자가 어딨을까. 아버지는 아들이 유명세를 탄 이후에는 평소 무뚝뚝한 편인데도 주변에 "우리 아들 스타됐다"면서 자랑을 많이 한다.

"아버지도 제 노래를 방송에서 처음 들으셨을 거예요. 노래를 부르다가도 부모님이 오시면 머쓱해서 다른 일 하는 척을 했거든요."

'트롯 전국체전'에서 롤모델도 만났다. '시계바늘'의 신유다. 방송을 진행하던 중에 노래도 배웠고, 멘탈까지 잡아줬다. '아담과 이브'도 신유의 선곡이었다. 기회가 된다면 선배와 함께하는 무대도 만들어보고 싶다고 했다.

"트롯 전국체전은 트롯 가수로서의 새로운 도약을 마련해준 무대입니다. 얼떨결에 인생의 기회를 잡은 셈이죠. 저를 지켜보는 분들이 많아진 만큼 앞으로 '한강 맞춤형 무대'를 많이 선보이고 싶어요. 앞으로 지켜봐주세요!"

구수은·주하늘 대구한국일보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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