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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용 "모테기 日 외무장관, 언제, 어디서든 만나자"

입력
2021.03.31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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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국장급 협의·2일 안보실장 회의 열려
위안부 등 과거사 문제엔 단호한 입장 유지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31일 정부서울청사 외교부 브리핑실에서 열린 내신 기자 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한호 기자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31일 정부서울청사 외교부 브리핑실에서 열린 내신 기자 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한호 기자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일본 외무장관과 언제 어디서든 만나겠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양국 간 국장급 협의는 이미 재개됐고, 2일 한미일 안보실장 회의 때도 별도의 양자 회동이 예정돼 있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3국 협력 강화 기조 속에 그간 냉각기가 이어졌던 한일관계가 변곡점을 맞을지 주목된다.

정 장관은 지난달 31일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개인적으로 한일 외교장관회담이 조기에 개최될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다”며 “어떤 형태로도 만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안보실장회의처럼 한미일 3국 간 외교장관회담이 됐든, 또 제가 가든, 일본 외무장관이 한국에 오든, 제3지역에서 만나든 언제든지 만날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대화를 통해 한일관계 출구를 모색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이다.

같은 날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복수의 일본 정부 관계자 발언을 인용해 “한미일 3개국 외교장관회담이 4월 하순 미국에서 개최되는 방향으로 조정되고 있다”고 보도해 한일 외교장관 회동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다만 “한일 양자 회담 여부는 불투명하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지난 2월 9일 취임한 정 장관은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세르게이 라보르프 러시아 외교장관을 잇달아 만났고, 중국 왕이(王毅)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회담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모테기 장관과는 통화조차 하지 않았다.

일본에 대화의 손짓을 했지만 과거사와 역사왜곡 문제에 대해선 단호한 입장을 재확인했다. 특히 정 장관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피해자의 명예와 존엄을 회복시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일본이 2015년 합의 정신에 따라 반성하고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하면 문제의 99%가 해결된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의 한일관계 중재 가능성을 묻는 질문엔 “협력을 해준다면 환영한다”면서도 “기본적으로 한일 양국이 풀어나가야 하는 문제”라고 잘라 말했다.

한일 외교장관회담 등 고위급 교류는 1일 예정된 국장급 협의 의제로 오를 전망이다. 정 장관은 “일본과 소통 강화를 위해 우리 아시아태평양국장이 오늘 일본으로 출발했다”며 외교부 아태국장과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 간 대면 협의 개최 사실을 알렸다. 미국 방문길에 오른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2일 메릴랜드주(州) 아나폴리스에서 기타무라 시게루(北村滋) 일본 국가안보국장과 만나 한일 간 현안을 폭넓게 논의할 예정이다.

강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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