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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4·3희생자 유해 3구 73년 만에 발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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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4·3희생자 유해 3구 73년 만에 발굴

입력
2021.03.31 16:31
수정
2021.03.31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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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 일대서 발견
초토화 작전에 몰살당한 일가족 추정

31일 오후 제주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에서 4·3희생자 유해발굴 현장 보고회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31일 오후 제주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에서 4·3희생자 유해발굴 현장 보고회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제주4·3 희생자 유해 발굴 사업이 3년 만에 재개된 가운데 4·3사건 당시 '초토화 작전'으로 학살된 것으로 추정되는 희생자 유해 3구가 발굴됐다.

제주도와 제주4·3평화재단은 4·3 당시 초토화 작전으로 희생자가 발생한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 일명 '우구리 동산'에서 4·3 희생자로 추정되는 유해 3구를 발굴했다고 31일 밝혔다. 4·3재단 측은 이번에 발굴된 유해 3구는 초토화 작전으로 몰살당한 일가족(7명) 중 일부가 포함된 것으로 보고 있다. 초토화 작전은 1948년 10월 17일 제주도경비사령부가 ‘해안선으로부터 5㎞ 이외의 지점 및 산악지대의 무허가 통행금지를 지정해 통행금지를 위반할 경우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폭도로 인정해 총살한다’고 포고한 뒤 진행한 작전을 말한다.

제주4·3진상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초토화 작전 진행으로 제주 산간 마을의 많은 주민은 포고령을 제대로 전달받지 못했거나 마을을 떠날 수 없는 이유 등으로 해안으로 미처 내려오지 못해 학살당했다고 보고됐다. 4·3재단은 이날 오후 3시 유해 발굴 현장에서 현장 보고회를 갖고, 경과보고와 추도제를 진행했다.

4·3재단은 앞서 지난해 4·3 생존 희생자와 유족, 마을 주민들의 증언을 들은 기초조사 결과를 토대로 표선면 가시리와 색달동(2곳), 영남동, 노형동, 상예동, 시오름 등 도내 7곳을 유해발굴 후보지로 선정했다. 이번 표선면 가시리 일대에 대한 유해발굴은 암매장된 곳으로 추정되는 장소 7곳 중 가장 먼저 발굴 작업이 이뤄졌다.

4·3재단은 이번에 발굴된 유해와 앞으로 발굴되는 유해에 대해서는 시료를 채취한 후 유전자 감식을 통해 희생자의 이름을 찾고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시료를 채취한 유해는 제주4·3평화공원 봉안관에 안치되며, 최종적으로 유족이 확인되면 요청에 따라 발굴 유해를 인계한다. 유전자 감식은 서울대 법의학연구실이 맡는다.

도는 앞서 2006년부터 현재까지 유해발굴 및 유전자 감식을 진행한 결과 총 405구의 유해를 발굴했고, 이 중 133구의 신원을 확인했다. 나머지 272구는 아직 신원확인이 안된 상태다.

도 관계자는 “올해 확보한 국비 8억7,000만원으로 유해발굴을 위한 기초조사와 유전자 감식 그리고 유가족 채혈에 집중할 계획”이라며 “내년에도 국비 확보를 통해 유해발굴 및 유전자 감식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등 유족들의 한을 풀어주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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