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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곡동 땅 의혹' 공방으로 뒤덮인 서울시장 선거

입력
2021.04.01 04:30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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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선(오른쪽)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와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30일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자 초청 토론회에서 주먹인사를 하고 있다. 뉴스1

박영선(오른쪽)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와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30일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자 초청 토론회에서 주먹인사를 하고 있다. 뉴스1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의 내곡동 처가 땅 논란이 쟁점이 되면서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소모적인 혼전으로 빠져들었다. 공직자의 이해충돌은 최근 큰 문제로 여겨지는 이슈라 검증 시도 자체가 무의미하다고는 할 수 없다. 하지만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 측은 결정적 근거도 없이 의혹을 부풀리는 데에 몰두하고 있고 오 후보는 명쾌하지 않은 해명으로 논란 확산을 자초했다. 29, 30일 연이어 열린 TV토론회에서 두 후보는 번갈아 규칙을 무시하며 상대 발언을 가로막는 등 토론이 아닌 말싸움을 하는 듯했다. 시정(市政)도 이렇게 막무가내로 하겠다는 것인지 걱정이 앞선다.

박 후보는 오 후보의 말바꾸기를 문제 삼아 거짓말쟁이로 몰고 있다. 30일에는 이명박 전 대통령, 이상득 전 의원도 오 후보 처가 땅 인근에 토지를 소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밝히며 의심을 풍겼다. 본질은 오 후보가 그린벨트 해제나 개발지구 지정에 시장으로서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여부인데, 이를 뒷받침할 뾰족한 근거는 사실상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근거 없는 의혹 제기로 표심에 영향을 미치려는 시도는 한계가 있는 법이다. 남은 선거운동 기간에 내곡동 의혹을 계속 주장하려면 오 후보가 사업 결정 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했거나 부당한 이득을 취했음을 추론케 할 증거가 있어야 할 것이다.

오 후보는 처가 땅을 의식한 적도, 담당 공무원에게 압력을 행사한 적도 없다고 해명했지만 검증 자체를 무시하는 태도가 논란을 키웠다. 처음부터 정확한 사실을 확인하고 해명했으면 될 일인데, ‘말도 안 되는 의혹 제기’로만 여겨 성급하게 해명을 내놓았다가 바로잡는 일이 이어지며 공격의 빌미를 줬다. 흑색선전으로 피해를 보는 일은 막아야 하지만 공직자가 부동산으로 부당한 이득을 챙겼을지 모른다는 의혹은 유권자가 반드시 확인해야 할 사안이다. 10년 전보다 공직자 이해충돌에 대한 국민의 시선이 엄격해졌음을 인식하고 겸허히 대응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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