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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원격수업 1년... “학습격차 메우려면 협력강사 늘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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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원격수업 1년... “학습격차 메우려면 협력강사 늘려야"

입력
2021.04.09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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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오전 서울 성북구 정릉동 청덕초등학교에서 4학년 2반 수학 시간에 엄영진(맨 뒤쪽) 담임교사와 박진주(왼쪽) 협력강사가 함께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홍인기 기자

5일 오전 서울 성북구 정릉동 청덕초등학교에서 4학년 2반 수학 시간에 엄영진(맨 뒤쪽) 담임교사와 박진주(왼쪽) 협력강사가 함께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홍인기 기자


5일 서울 성북구 청덕초등학교 4학년 2반 교실. 3교시 수학 시간 종이 울리자 평소와 달리 두 명의 선생님이 교실에 들어왔다. 아이들 앞에 선 엄영진 담임교사가 각도기를 들고 ‘70도’ 그리기 시범을 보였다. 교실 뒤에 서 있던 박진주 교사는 이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다 담임교사를 잘 따라하지 못하는 아이가 눈에 띄자 곁으로 다가가 더 자세히 방법을 일러줬다.

박 교사에게 붙은 정식 명칭은 '협력강사'. 코로나19로 인한 온라인 수업이 이어지면서 '학습 격차' 우려가 나오자, 이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 배치된 교사다. 박 교사는 지난해까지 이 학교 방과후 강사였으나 올해부터는 3, 4학년 수학 수업에 배치됐다.

9일이면 지난해 중3?고3을 시작으로 한 전국 '온라인 개학'이 꼭 1년째다. 코로나19 사태로 개학이 줄줄이 연기되고, 원격수업으로 전환됐다. 학습 격차를 넘어 읽고 쓰기, 덧셈 뺄셈 같은 기본적인 것도 능숙하지 못한 '기초학력 미달' 우려도 쏟아졌다.

'협력강사 = 꿔다 놓은 보릿자루'는 기우

올해 부분적이긴 하지만 정상 개학을 하면서 '협력강사'들이 배치된 배경이다. 협력강사에게 주어진 임무는 수업을 어지간히 따라가는 중간층과 따라가기도 벅차하는 하위권 사이 ‘경계선’에 있는 학생들을 돕는 것이다. 서울시교육청은 관내 모든 초등 1, 2학년 수업에 주당 2시간씩 협력강사를 배치했다. 협력강사제 시범학교로 선정된 청덕초는 1, 2학년을 넘어 3, 4학년에도 협력강사가 배치됐다.

‘협력강사라곤 하지만 결국 꿔다 놓은 보릿자루가 되는 건 아닐까’ 싶은 우려가 수업 시작 10분여 만에 사그라들었다. 아이들이 온라인 수업으로 배운 부분을 복습한 뒤 예시문제 풀이에 들어가자 담임은 물론 협력강사까지 난감한 표정을 짓는 아이들 곁으로 가 문제 푸는 것을 도와주었다.

아이들이라고 가만 있지만은 않았다. 문제가 잘 풀리지 않는 학생은 손을 번쩍 들어 도움을 요청하기도 했다. 수업 종료 10여 분을 앞두고선 담임은 반 전체를 대상으로 수업의 요점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그 와중에 협력강사는 못 다한 아이들의 문제풀이를 도왔다.

5일 오전 서울 성북구 정릉동 청덕초등학교에서 4학년 2반 수학 수업에서 박진주(왼쪽) 협력강사가 담임교사(오른쪽)와 함께 학생을 가르치고 있다. 홍인기 기자

5일 오전 서울 성북구 정릉동 청덕초등학교에서 4학년 2반 수학 수업에서 박진주(왼쪽) 협력강사가 담임교사(오른쪽)와 함께 학생을 가르치고 있다. 홍인기 기자


반대하던 교사들도 시행 뒤엔 "부담 줄었다"

이런 역할 분담은 협의의 결과물이기도 하다. 엄 교사는 “매주 1시간씩 학년별로 담임?협력강사가 반드시 회의해서 어떤 학생에게 어떻게 도움을 줄 것인지 미리 정한다"고 말했다. 여기엔 '테크닉'도 필요하다. 실력이 부족한 아이들 것만 자꾸 봐주다 보면 그 아이는 공부 못하는 아이로 낙인찍힐 수도 있다. 학생 전체를 둘러보는 방식으로, 애써서 노력해야 한다.

협력강사제는 학부모보다 교사들 반대가 더 컸다. 지난해 말 설문조사에서 학부모 중 85.9%는 긍정적이었으나 교사는 62.5%에 그쳤다. 교원단체들도 "정식 교사를 더 뽑고 학급당 학생수를 낮추는 게 먼저”라 요구했다.

하지만 엄 교사는 다른 얘기를 들려줬다. 그는 “처음엔 협력수업을 부담스럽다 하지만 나중엔 교사의 부담이 확 줄어들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바뀐다"고 전했다. 오히려 “협력강사 근무시간이 주당 15시간 미만인 점이 아쉽다"고도 했다.

경계선에 서 있는 아이들 두 배 늘었다

협력강사인 박 교사 눈에 비친 학습 격차는 어느 정도일까. 3, 4학년 6개 학급 약 150명의 수업을 5주간 보조한 박 교사는 “하위권 또는 중위권과 하위권 경계선에 있는 학생이 약 30%"라고 말했다.

보통 교육학에서 교사의 노력만으로 기초학력 미달 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운 아이들 비율을 13.6%~22% 수준으로 본다. 이 기준에 비춰 본다면, 원격수업 장기화로 인해 기초학력이 떨어진 아이들 비율이 최대 2배까지 불어나 있는 상태인 셈이다. 박 교사는 "학급당 주 2시간씩 수업에 참석하는데 1시간만 더 해도 경계선을 벗어나게 해줄 수 있을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이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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