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31일 취임 이후 처음으로 재계의 대표 행사인 ‘상공의 날’ 기념식에 참석했다. 역대 대통령들이 대체로 취임 후 첫 기념식에 참석했던 관례에 비추면 상당히 늦은 셈이다. 그래서인지 문 대통령의 이날 행차를 두고, 재계에선 "보궐선거를 의식한 메시지"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대한상공회의소 수장 취임 효과" 등 다양한 해석이 쏟아졌다.
문 대통령은 이날 서울 중구 상의회관에서 열린 제48회 상공의 날 기념식에서 최 회장의 대한상의 회장 취임을 축하하면서 “4대 그룹 회장의 취임은 처음이라 뜻깊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 “전체 상공인이 생산과 수출을 통해 어려운 시기를 잘 극복하고 빠르게 회복하고 있어 감사드린다”고 격려했다.
이에 최 회장은 “친히 와주셔서 감사하다. 상공인의 기운을 북돋울 수 있을 것”이라고 화답했다.
상공의 날은 1974년 ‘상공인의 날’과 ‘발명의 날’, ‘중소기업의 날’, ‘계량의 날’, ‘전기의 날’을 통합해 정부 주관 기념일로 지정된 경제계의 주요 잔치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취임 첫해인 2003년 기념식에 참석한 이후, 역대 대통령이 모두 취임 후 첫 기념식에 참석하며 관례로 자리잡았지만 문 대통령은 취임 후 3차례 기념식에 불참했다. 이를 두고 재계 일각에선 노동계 지지로 당선된 문 대통령이 재계와 거리를 두는 것 아니냐는 뒷말도 나왔다.
하지만 문 대통령이 임기를 1년여 남긴 시점에 상공의 날 기념식에 참석하자 최근 대한상의 회장에 취임한 '최태원 효과'가 작용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4대 그룹 수장으로는 처음 대한상의 회장에 오른 데다, SK그룹이 코로나19 백신을 위탁 생산 중인 상황도 고려됐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SK그룹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생산으로 환란 극복에 기여하고 있다”며 최 회장을 치켜세우기도 했다.
최근 수세에 처한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의식한 행보라는 해석과 함께, 문 대통령이 재계와의 소통 창구로 대한상의에 다시 한번 힘을 실어줬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기업인은 “무게감 있는 4대 그룹 총수가 회장을 맡자 대한상의 위상도 달라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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