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여행 수요 몰리는 제주도
제일기획, 숨겨진 명소 들르는 '슬로우로드' 도입
"이동량 분산, 다양한 볼거리 제공"
'내비게이션은 무조건 빠른 길을 안내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깨는 시도가 제주도에서 진행되고 있다. 코로나19로 해외 대신 제주도로 여행 수요가 몰리고 있는 가운데 느린 내비게이션으로 이동량을 분산해 사고 위험을 줄이고 이용자들에겐 더 다양한 볼거리를 소개한다는 취지의 역발상 프로젝트다.
제일기획은 제주특별자치도, 제주관광공사, 티맵모빌리티와 함께 '슬로우로드' 캠페인을 제주도에서 펼친다고 31일 밝혔다.
이번 프로젝트의 핵심은 내비게이션 시스템에 매력적인 여행지를 경유시키는 기술을 접목하는 것이다. 지금은 시범 운영 단계로, 안드로이드 기기 사용자들은 티맵 애플리케이션(앱)에서 '베타 테스트 참여'를 선택하면 이용할 수 있다. 제주도 공식 관광 포털 '비짓제주'에서도 제공된다.
슬로우로드를 선택하면 제주공항과 중문, 서귀포, 성산 등 제주도 내 7개 권역을 연결해 주는 50개 경로가 제시된다. 경로에 따라 적게는 5곳, 많게는 11곳의 장소를 경유하는 우회길 안내가 나온다. 경유지는 제주도청과 제주관광공사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선정됐다. 이미 유명한 명소 외에도 제주지역 곳곳에 숨겨진 아름다운 장소들이 포함돼 있다는 게 제일기획의 설명이다.
일례로 제주공항에서 성산일출봉으로 이동할 경우 일반적인 내비게이션은 97번 국도와 1119번 지방도를 지나는 빠른 길을 추천하지만 슬로우로드는 아침미소목장, 한라생태숲, 안돌오름 등을 들르는 경로를 알려준다. 기존의 빠른 길보다 최종 목적지까지는 40여 분 정도 더 걸리는 대신 모르고 지나칠 수 있는 명소를 여행할 수 있다.
캠페인 아이디어는 제일기획이 제안했고 기술 구현은 SK텔레콤 티맵팀이 맡았다. 협업이 원활하게 진행되도록 제주도가 가교 역할을 했다. 우선 시범적으로 운영해 보고 사용자들의 의견을 반영해 올해 상반기 중 슬로우로드 정식 버전도 출시할 예정이다.
제주관광공사 관계자는 "제주의 다양한 명소로 관광객을 분산시켜 안전한 여행이 될 수 있도록 돕고 나아가 제주 지역경제가 균형적으로 발전하는데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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