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는 30일 이사회를 열고 박정호(사진) 부회장을 SK하이닉스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이로써 SK하이닉스는 박정호 부회장과 이석희 사장, 2명의 각자 대표이사 체제로 운영된다.
박 부회장은 기업문화 부문을 맡으면서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필요한 중장기 전략과 신사업 창출에 주력하고, 이 사장은 기술과 제품 경쟁력 강화를 위한 개발, 투자와 운영 등을 책임진다.
박 부회장이 SK텔레콤의 대표이사와 함께 SK하이닉스 대표이사도 겸하게 됨에 따라 SK텔레콤을 중심으로 추진하는 중간지주회사 전환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박 부회장은 2017년 SK텔레콤의 수장에 오를 때부터 지배구조 개편과 함께 중간지주사 전환의 필요성을 강조해 왔다. SK텔레콤의 중간지주사 전환은 SK텔레콤이 통신사업회사와 지주회사로 분할한 뒤 지주회사가 SK브로드밴드, SK하이닉스 등 SK그룹의 계열사들을 아우른다는 구상이다.
이를 통해 SK하이닉스가 지금보다 기업 투자 및 인수합병(M&A)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SK(주)-SK텔레콤-SK하이닉스로 연결된 지배구조에선 SK하이닉스가 M&A를 추진하는 데엔 제약이 따른다. 현행 공정거래법상 지주사의 손자회사는 M&A에 나설 경우, 인수 대상 기업을 100% 소유해야 한다. 이에 SK텔레콤을 중간지주사로 두고 SK하이닉스의 지위를 손자회사에서 자회사로 바꾸면 공격적인 투자도 할 수 있다.
지주사 전환에 필요한 자회사 지분 규제가 내년부터 20%에서 30%로 늘어나는 것도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내년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시행된 이후 중간지주사로 전환하면 SK텔레콤은 현재 20.07%인 SK하이닉스 지분율을 30%까지 늘려야 한다. 이를 위해 필요한 추가 비용은 8조 원 이상이다.
그동안 박 부회장이 맡고 있던 이사회 의장은 하영구 선임사외이사(전 시티은행장)가 맡는다. 하 의장은 "급변하는 세계 반도체 환경에 맞춰 기민하게 대응하기 위해 각자 대표이사 체제로 전환했다"면서 "SK텔레콤을 4년여간 경영해온 박정호 부회장은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생태계의 판을 짜고 선도해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하 의장은 또 "이석희 사장은 D램과 낸드 등 주력 제품의 첨단 기술경쟁력 확보와 인텔 인수 및 후속 작업에 오롯이 집중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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