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중·고등학생 4명 중 1명이 스마트폰을 놓지 못하는 과의존 상태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행히 흡연과 음주 비율은 떨어졌지만, 청소년들의 신체 활동이 눈에 띄게 감소했다. 코로나19 유행이 1년 넘게 이어지면서 등교와 운동 시간이 줄어든 영향으로 보인다.
질병관리청은 지난해 전국 중고교 800곳의 학생 약 6만 명을 대상으로 건강 행태를 조사한 통계 결과를 30일 발표했다.
2005년부터 매년 실시해온 이 조사에 스마트폰 과의존 여부를 알아보는 문항은 지난해 처음 포함됐다. 10개 문항, 총 40점 가운데 23점 이상이면 과의존 잠재적 위험군 이상으로 분류한다. 조사 결과 응답 청소년의 25.5%가 잠재적 위험군 이상에 해당됐다. 성별로 구분해보면 여학생의 위험군 이상 비율(30.0%)이 남학생(21.2%)보다 높았다.
담배 피우는 청소년은 줄었다. 남학생의 현재흡연율은 2019년 9.3%에서 지난해 6.0%로, 여학생은 3.8%에서 2.7%로 떨어졌다. 현재흡연율은 최근 30일 동안 하루 이상 일반담배를 피운 사람 비율을 말한다. 전자담배를 사용하는 청소년도 감소했다. 지난해 니코틴이 들어 있는 액상형 전자담배를 피운 청소년은 1.9%, 아이코스·릴·글로 같은 궐련형 전자담배를 피운 청소년은 1.1%였다. 음주도 줄었다. 최근 30일 동안 1잔 이상 술을 마신 적이 있는 사람의 분율을 뜻하는 현재음주율은 10.7%로, 2005년 집계 이래 가장 낮았다.
반면 조금씩 증가 추세를 보이던 운동량이 지난해엔 눈에 띄게 감소했다. 심장 박동이 평소보다 증가하거나 숨이 찬 정도의 신체활동을 하루에 60분 이상 한 날이 일주일에 5일 이상인 청소년은 14.0%로, 전년도 14.7%보다 줄었다. 최근 일주일간 축구나 농구, 등산, 빠르게 자전거 타기 등의 고강도 신체활동을 20분 이상 한 날이 3일 이상인 청소년 비율도 전년 32.0%에서 지난해 27.5%로 크게 감소했다.
주중에 공부하기 위해 앉아 있는 시간도 전년에 비해 50분 줄었지만, 공부하는 게 아닌데도 앉아서 보낸 시간은 주중, 주말에 각각 1시간, 40분씩 늘었다. 코로나19 때문에 외부 활동이 줄고 학교 수업이 온라인으로 전환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올해 조사 때는 '외로움 경험'과 '범불안장애' 문항을 추가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청소년 정신건강 변화도 조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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