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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닉스서 나온 매그나칩 중국에 매각 … "여전한 中 반도체 굴기 야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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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닉스서 나온 매그나칩 중국에 매각… "여전한 中 반도체 굴기 야욕"

입력
2021.03.29 21:00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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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사모펀드, 하이닉스서 분사된 매그나칩 인수
반도체 굴기 어려움 처한 中, 해외 기업 '호시탐탐'

매그나칩반도체 회사 로고. 매그나칩반도체 제공

매그나칩반도체 회사 로고. 매그나칩반도체 제공

2004년 하이닉스반도체(옛 SK하이닉스)에서 분사된 매그나칩반도체가 중국에 1조원대로 매각된다. 미국의 집중 견제로 반도체 자립이 어려워진 중국이 자금력을 앞세워 공격적인 해외 반도체 기업 인수에 나선 모양새다.

매그나칩반도체는 29일 중국계 사모펀드(PEF)인 와이즈로드캐피털이 제시한 공개매수 제안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매각 거래 규모는 약 14억 달러(약 1조5,828억 원)에 달한다.

지난 2002년 10월, 메모리반도체 집중을 선언한 SK하이닉스에서 비메모리 부문만 분사시켜 나온 매그나칩반도체는 이후 미국 시티그룹 벤처캐피털에서 인수, 현재까지 운영되고 있다. 2011년 투자자금 확보를 위해 뉴욕증시에 상장했다. 매그나칩반도체 주요 제품으로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 드라이버 구동칩(DDI)과 자동차용 전력 반도체 등이다. 매그나칩반도체의 DDI는 삼성전자에 이어 세계 2위에 올라 있다. 지난해 매출은 5억705만9,000달러(약 5,740억 원), 영업이익은 3,264만5,000달러(약 370억 원) 규모였다. 8,800여 명의 임직원 대부분이 한국인으로 구성된 매그나칩반도체 사업장은 모두 국내에 자리하고 있다.

회사 측은 중국에 인수된 이후에도 사업장과 인력을 모두 그대로 유지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하지만 반도체 업계에선 인수 대상이 중국이란 점에서 적지 않은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그동안 중국 기업들은 끊임없이 국내 첨단 인력을 빼내가면서 원천 기술 확보에 주력해 왔기 때문이다. 앞서 SK하이닉스의 액정화면(LCD) 사업부의 전신인 하이디스가 2000년대 초 중국의 BOE에 넘어간 뒤 폐업한 게 대표적인 사례다. 하이디스를 통해 LCD 기술을 확보한 BOE는 현재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를 제치고 세계 1위 LCD 생산 기업으로 성장했다. 다만 매그나칩반도체엔 정부가 국가핵심기술로 지정해 보호할 만큼의 첨단 기술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업계에선 중국의 반도체 굴기 계획이 여전히 진행 중이란 점에 주목하고 있다. 중국은 2018년부터 200조 원을 투자, 2025년까지 반도체 자급률 목표를 70%로 제시했지만 현재는 사실상 답보 상태다. 중국 정부가 막대한 자금을 투입한 칭화유니그룹이나 우한훙신반도체제조(HSMC)는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한 채 청산됐다. 게다가 미국의 수출 규제로 화웨이의 반도체 자회사인 하이실리콘이나 SMIC까지 정상 가동이 어려운 형편이다.

그럼에도 중국은 여전히 매그나칩반도체 등 해외 기업 인수로 원천 기술과 인력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이번에 매그나칩반도체를 인수한 와이즈로드캐피털은 앞서 네덜란드의 차량용 반도체 회사 NXP의 스탠더드 제품사업을 3조2,000억 원에 인수한 바 있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는 "매그나칩 인수에 대해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대상이 중국이라는 점으로 결국 중국에 기술과 인력이 넘어가게 될 것"이라며 "이에 따라 디스플레이 쪽에서 중국의 추격이 더 빨라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안하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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