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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버랜드 45년 터줏대감 '사파리 버스' 운행 중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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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버랜드 45년 터줏대감 '사파리 버스' 운행 중단합니다"

입력
2021.03.29 16:00
수정
2021.03.29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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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6년 용인자연농원 개장부터 45년간 명물로
누적 관람객만 8,400만 명... 현재 10대 운행 중
에버랜드 "새로운 모습의 탑승 차량 선보일 예정"
자연 농원 개장 입장료 600원 시절도

1976년 용인 자연농원 개장 당시 운영되던 사파리 버스의 모습. 에버랜드는 45년 동안 자리를 지켰던 사파리 버스가 운행을 마치고 추억 속으로 사라지게 된다고 밝혔다. 에버랜드 제공

1976년 용인 자연농원 개장 당시 운영되던 사파리 버스의 모습. 에버랜드는 45년 동안 자리를 지켰던 사파리 버스가 운행을 마치고 추억 속으로 사라지게 된다고 밝혔다. 에버랜드 제공

"사파리 버스가 없어진다니 아쉽네요. 파란색 버스를 타고 입장해 처음으로 사자를 눈앞에서 봤던 때가 엊그제 같은 데 말이죠."

1980년대에 유치원에 다니던 시절 생일을 맞아 찾았던 '용인 자연농원'을 기억하는 조은혜(가명)씨는 사파리 버스가 없어진다는 소식을 듣고 추억에 잠겼습니다. 당시 사파리 버스에서 아버지가 찍어주셨던 사진도 앨범에 꽂혀 있다고 하네요.

이처럼 경기 용인 에버랜드의 명물로 오랫동안 사랑받아 온 '사파리 버스'가 45년 만에 운행을 중단합니다. 그 옛날 맹수를 가까이서 볼 수 있었던 것만으로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던 추억의 버스도 이제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건데요.

삼성물산 리조트 부문이 운영하는 에버랜드는 4월까지만 사파리 버스를 운행하고, 새로운 형태의 탑승 차량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사파리 버스는 1976년 자연농원으로 개장했을 때부터 자리한 터줏대감입니다. 당시 자연 속에서 사자와 호랑이, 곰 등 맹수들이 노니는 사파리 월드는 국내는 물론 아시아를 통틀어 최초의 사파리라고 합니다.

현재 에버랜드 사파리 월드에서 운행 중인 호랑이 이미지의 사파리 버스. 4월까지 운행될 방침이다. 에버랜드 제공

현재 에버랜드 사파리 월드에서 운행 중인 호랑이 이미지의 사파리 버스. 4월까지 운행될 방침이다. 에버랜드 제공

당시만 해도 테마파크에 가는 건 꿈 같은 일이었죠. 자연농원이 개장한 첫날 이곳 주변은 방문객과 차량으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고 합니다. 이곳을 방문하려는 차량이 길게 늘어서고, 사람들의 행렬도 이어졌으니까요.

그러니 사파리 월드에서 맹수들을 직접 가까이서 볼 수 있다는 건 아이들뿐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그야말로 '신세계'였을 겁니다. 단순하게 동물을 구경하던 사람들에게 버스를 이용해 사파리 속으로 들어가 맹수를 관찰할 수 있도록 했으니까요.

그래서일까요. 45년 동안 운행하는 동안 현재까지 누적 관람객 8,400만 명이 사파리 월드를 이용해 버스를 탑승했다고 합니다. 이는 단일 시설로 최다 관람객이 탄 에버랜드 최고 인기 시설로 손꼽히고 있다고 에버랜드 측은 설명했습니다.

사파리 버스도 변화를 겪었습니다. 처음에는 조씨가 기억하는 것처럼 커다란 창문의 파란색 버스었어요. 그러다 초록색, 노랑 등으로 옷을 갈아입었고, 현재는 호랑이 이미지로 꾸민 버스가 10대 운행 중입니다. 예전에는 사고 위험 때문에 창문 밖에 보호 철창이 설치되기도 했었지요.

'자연농원' 1976년 입장료 600원... 하루 2명 최저 기록도

개장 직후인 1976년 4월 자연농원 전경. 에버랜드 제공

개장 직후인 1976년 4월 자연농원 전경. 에버랜드 제공

그러고 보니 에버랜드도 올해로 문을 연 지 45주년이 됐습니다. 사실 에버랜드는 1996년 3월에 자연농원에서 이름을 바꿨습니다. 자연농원으로 운영된 지 20년 만의 변신이었죠. 영문 브랜드는 세계 시장 진출을 위한 결정이었다고 해요.

또한 개장 당시만 해도 입장료가 600원이었는데요. 매우 저렴해 보이지만 당시 물가 수준을 고려, 지금으로치면 4만~5만원 상당의 금액이라고 하네요. 현재는 입장료 개념이 사라지고 이용권으로 판매되고 있죠. 1일 주간 이용권 기준 성인이 5만6,000원, 청소년은 4만7,000원입니다.

재미있는 기록도 있습니다. 최고 입장객과 최저 입장객 수가 자연농원 때 수립됐다고 하죠. 1994년 6월 5일 12만443명이 입장해 하루 최고 입장객 수를 기록했는데, 이때는 현충일 연휴로 특수를 맞았다고 합니다.

1985 미스코리아 참가자들이 자연농원에서 수영복 화보를 촬영한 모습. 한국일보 자료사진

1985 미스코리아 참가자들이 자연농원에서 수영복 화보를 촬영한 모습. 한국일보 자료사진

최저 입장객 수는 단 2명을 받았다고 해요. 개장한 지 1년 만인 1977년 1월 20일 경기도 전역에 폭설을 동반해 기온이 영하 14도까지 내려가는 한파가 몰려왔었답니다. 그러나 이 폭설과 한파를 뚫고 강원도 속초에서 온 노부부가 입장했다고 합니다. 일찍 마감을 준비하고 있던 직원들도 노부부의 등장에 깜짝 놀라 다시 업무를 재개했다고 하네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아픔도 있었죠. 지난해 8월 방문객 중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와 물놀이장인 에버랜드 캐리비안베이가 지난달까지 장기간 휴장을 하기도 했습니다.

추억은 방울방울

에버랜드 SNS 캡처

에버랜드 SNS 캡처

에버랜드는 다음 달이면 사라지는 사파리 버스에 대한 관람객들의 추억을 소환한다고 합니다. 사파리 월드 입구 앞에 에버랜드 개장 당시부터 45년 동안 다양한 모습으로 변화한 사파리 버스 사진전을 진행한다고 해요.

이를 위해 에버랜드는 유튜브,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 다양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채널을 통해 1976년부터 현재까지 사파리와 관련된 관람객들의 추억 사진과 사연을 받고 있습니다. 다음 달 17일까지 모집 중이라고 합니다.

이번 이벤트는 참여할 만합니다. 참가자 중 14명을 추첨해 에버랜드 이용권과 사파리 버스 장난감을 선물로 준다고 해요. 특히 자연농원과 사파리가 개장한 1976년에 찍었던 희귀한 사파리 사진을 SNS에 게시한 고객들 중에서는 1명을 추첨해 삼성전자 '갤럭시S 21'을 선물할 예정이랍니다.

또 자연농원 시절(1976~1996년) 사파리 추억 사진을 사파리 월드 상품점에 보여주면 29일부터 선착순 482명에게 사파리 버스 기념 배지를 증정한다고 합니다.

강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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