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국채금리 인상, 주담대 금리 본격 오를 수도
당국 "금리 인상 영향 커 위험 요인 대비"
금리 오름폭 제한하는 금리 경감형 상품 활성화
한국은행이 조기에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은 없다고 선을 그었으나 금융당국은 최근 시장 금리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고 보고 금리 인상에 대비한 '둑'을 쌓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연달아 내고 있다. 은행 대출금리가 오르면 부동산에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한 차주를 중심으로 이자 부담에 휘청일 수 있기 때문이다.
당장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차주 중 절반은 금리 인상 직격탄을 받는 변동금리 대출자다. 금융당국은 금리 인상에 따른 이자 증가 부담을 완화할 수 있는 금리경감형 상품의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2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신규취급액 기준 주담대 금리는 지난해 8월 2.39%까지 떨어졌다가 지난 1월 2.63%까지 다시 오름세다.
최근 국내외 시장금리 흐름을 보면 주담대 금리는 본격적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은행이 주담대 등 대출상품 금리를 매길 때 영향을 끼치는 국고채 금리가 들썩이며 오르고 있어서다.
불안한 시장금리…금융당국은 연일 '구두관리'
실제 5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미국 국채금리 상승 여파로 지난 1월 4일 1.322%에서 지난 25일 1.509%로 뛰었다. 같은 기간 3년 만기 국고채, 10년 만기 국고채 금리 역시 각각 0.954%→1.089%, 1.723%→1.967%로 올랐다. 국고채 인상은 대출금리 산정 기준 중 하나인 금융채 금리를 높여 결국 주담대 금리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
금융당국은 연일 '구두 관리'에 나서고 있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23일 "금리 상승 지속 여부는 불확실성이 있지만, 그 영향이 클 수 있어 위험요인을 대비해달라"고 말했다. 도규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역시 지난 25일 "미국 금리 상승세가 국내 금리와 동조화 양상을 보이는 경우를 대비해 선제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이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변동금리로 돈을 빌린 차주다. 지난해 말 기준 주담대 중 변동금리 비중은 50.3%다. 주담대 차주 가운데 절반은 금리가 오르면 이자를 더 내야 해, 코로나19로 안 그래도 어려운 가계 상황이 더 악화될 수 있다.
기준금리 인상까지 현실화하면 차주의 이자 부담은 더욱 커지게 된다. 물론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일각에서 제기되는 기준금리 조기 인상설에 대해 일축했다. 하지만 코로나19 백신 접종자가 늘고 경기 회복 속도도 빨라지면 기준금리 인상 압박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금리 오름폭 제한하는 '금리경감형' 상품도 활성화
금융당국은 금리 인상에 대비해 금리경감형 상품 활성화 방안까지 들여다보고 있다. 상환 능력이 약한 취약 차주의 이자 부담을 덜기 위해서다. 금리경감형 상품은 2019년 금리 상승 폭 제한형 등의 형태로 이미 시장에 등장한 적 있다.
당시 금리 최대 상승 폭을 향후 5년간 2%포인트(p) 이내, 연간 1%p 이내로 제어하는 상품이 나왔으나 가입 실적은 미미했다. 공교롭게도 비슷한 시기에 금리가 떨어지기 시작하면서 이 상품을 찾는 소비자가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 국면은 2019년과 다르다는 게 금융당국 분위기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리 인상 위험에 대비하고 소비자 선택을 넓히기 위해 금리상한형 대출 등 다양한 상품 출시를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