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주요 대학가 월세 거래량 20% 이상 감소
거래 가뭄 해소 위해 월세·보증금 낮추는 집주인도
2학기 대학 정상화에 기대 목소리
올해 초 서울 주요 대학가의 월세 거래량이 지난해보다 20%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대학들이 비대면 수업을 연장한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3월 신학기 개강을 앞두고 대목으로 꼽히는 1, 2월에도 부동산업계의 시름은 이어졌다.
28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대학과 고시촌이 밀집한 서울 관악구(서울대), 동대문구(경희대·서울시립대·카이스트·한국외대), 동작구(숭실대·중앙대·총신대), 서대문구(경기대·명지대·연세대·이화여대)의 1, 2월 월세 거래량(계약면적 60㎡ 이하)은 지난해 대비 20% 이상 감소했다. 4개의 대학이 자리한 동대문구는 지난해 807건에서 올해 515건으로 줄어 36.1% 넘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관악구와 동작구, 서대문구도 지난해와 비교해 76.3%, 74.5%, 76.6% 수준에 그쳤다.
자치구 내에서도 대학 캠퍼스와 인접한 곳의 거래 가뭄은 특히 심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대학이 비대면 수업을 연장하자 상경하는 학생들이 줄어서다. 연세대 앞에서 중개사무소를 운영하는 A씨는 "같은 대학가라도 지하철역과 가까운 곳은 직장인이라도 사는데 이쪽은 학생들만 찾던 곳이라 15개 방 중 4개는 공실"이라고 설명했다. 경희대 앞에서 10년 넘게 대학생들을 상대한 공인중개사 김모씨도 "신입생 얼굴은 보지도 못했고 갱신 계약만 간간이 처리해 수익이 반토막도 안 된다"고 토로했다.
일 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거래 가뭄에 월세를 낮추는 임대인도 속속 나타나고 있다. 부동산 정보 플랫폼 다방에 따르면 올해 2월 건국대와 서울대 인근 평균 월세(전용면적 33㎡ 이하, 보증금 1,000만 원 기준)는 전년 동월 대비 각각 8만 원과 4만 원 떨어진 41만 원과 34만 원으로 집계됐다. 서울대 앞에서 중개사무소를 하는 B씨는 "월세를 2~5만 원 깎거나 보증금을 500만~1,000만 원씩 내리는 추세"라며 "코로나19 이전엔 상상도 못 한 일"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지 않으며 업계의 시름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 대학 39곳 중 올해 전면 대면 수업을 진행하기로 한 곳은 하나도 없다. 다만 서울대와 연세대 등이 대면 수업을 앞당기기 위해 코로나19 신속 진단 검사 도입을 검토하고, 백신 접종이 본격화됨에 따라 거래 활성화에 기대를 거는 목소리도 있다. B씨는 "하루빨리 대학이 정상화돼서 올 2학기엔 학생들로 북적이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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