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구정 현대, 재건축 기대감에 최고가 경신
강남 재건축 집값 상승, 통상 서울 전역으로 확산
서울 전역 집값 급등 기폭제 되기 어렵다 분석도
서울시장 보궐선거까지 남은 날짜가 한 자릿수로 줄어들었다. 올해는 '집값 선거'라고 불릴 정도로 후보별 부동산 공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서울시장은 서울 주택 개발의 인·허가권을 쥐고 있는 만큼 누가 당선되는지에 따라 부동산 시장도 크게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주요 후보자들은 재건축·재개발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정비사업이 사실상 멈춘 노후 아파트 재건축은 누가 당선되더라도 사업이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여야 상관없이 당선 이후 집값 변동은 피할 수 없다고 전망하고 있다.
29일 정치권에 따르면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맞붙는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 모두 재건축·재개발 사업 활성화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박 후보는 저층 주거지 개발과 노후 아파트 단지 재건축 활성화, 오 후보는 1년 내 서울 도시계획 규제 혁파와 재건축·재개발 정상화를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누가 당선돼도 정비사업이 활성화되리라 본다. 유휴부지 개발만으로는 대규모 주택 공급에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박 후보는 27일 유세에서 "박영선은 재개발·재건축을 찬성한다"며 "이것을 제대로, 잘해보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오 후보는 전날 "공공 재건축·재개발은 민간이 맡아 짓던 집의 소유권을 한국토지주택공사(LH)나 서울주택도시공사(SH)에 넘기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벌써 집값에는 보궐선거 영향이 선반영됐다. 특히 재건축 기대감이 높은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에서 이 같은 현상이 두드러진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재건축조합 설립을 앞둔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1차' 전용면적 196.21㎡는 15일 63억 원에 매매돼 신고가를 경신했다. 주요 재건축 아파트인 송파구 잠실동 '잠실주공5단지' 전용면적 82.51㎡도 5일 26억8,100만 원에 거래되며 최고가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서울 재건축 집값의 단기적 상승은 불가피하다고 본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주택 공급 확대라는 대전제를 고려하면, 누가 되더라도 재건축·재개발 외에는 마땅한 방법이 없다"며 "최근 압구정동, 여의도동 등 재건축 아파트 가격이 오르는 것은 이러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라고 밝혔다.
핵심은 재건축 아파트값 상승이 서울 전반으로 번질지다. 통상 강남 집값이 상승하면 중저가 아파트도 덩달아 '가격 키 맞추기' 현상이 나타난다. 여러 재건축·재개발 사업 일정이 단기간 몰리게 되면, 이주 수요 급증으로 임대차 시장이 요동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서울 전·월세 상승으로도 이어진다.
하지만 재건축 아파트값 상승이 시장 전체 집값 상승을 가속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김규정 한국투자증권 자산승계연구소장은 "금리 변동 가능성도 존재하며, 이미 집값도 오를 대로 오른 상황인지라 강남발(發) 개발 호재가 서울 집값 급등의 기폭제가 되긴 쉽지 않다"며 "다만 소소한 상승 흐름이 나타나거나 하방 경직성이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간 가능성 높았던 민간 정비사업이 하반기 현실화되면 호가가 움직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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