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도 폐교 합숙' 집단감염 전국 확산...51명 확진

지난 27일 오후 인천 강화군 길상면의 한 방문판매업체 합숙소인 폐교 시설에서 업체 관계자 4명이 방호복을 입은 채 걸어나오고 있다. 해당 시설에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나왔다. 뉴시스

인천 강화도 폐교시설 등지에서 합숙생활을 하던 서울 관악구의 판매업체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전국으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28일 인천 강화군에 따르면 강화군 길상면 옛 선택분교 건물과 인근 상가 건물에서 합숙생활을 한 관악구의 의료기기·건강보조식품 판매업체 관련 코로나19 확진자는 이날 오전 기준으로 51명으로 늘었다. 지난 25일 서울지역 확진자와 접촉했다가 감염된 최초 확진자가 발생한지 나흘만이다.

확진자 중 25명은 서울에서, 14명은 강화군에서, 15명은 경기에서 각각 검사를 받고 확진됐다. 또 인천시내와 광주시, 강원, 경북에서도 각각 1명씩 양성 판정을 받았다.

방역당국은 강화군 확진자 2명과 관악구 확진자 3명의 동선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이들이 합숙생활을 한 사실을 확인했다. 강화군은 폐교 시설에서 확진자와 접촉한 인원만 58명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 모든 시설 관련자에게 검체 검사를 받도록 행정 명령을 내렸다. 58명 중 확진자를 제외한 7명은 음성 판정을 받았거나(6명) 검사가 진행 중(1명)이다.

강화군은 이동 경로 진술 등과 관련해 허위 진술로 방역에 혼란을 초래한 확진자 3명을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강화경찰서에 고발했다. 또 같은 혐의로 관악구 확진자 1명을 고발하도록 해당 지역 보건소에 의뢰했다. 강화군은 폐교 시설 관리 기관인 강화교육지원청을 관리 소홀로 고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한 업체는 서울 관악구에 사무실을 두고 멸균 정수기 등을 판매해온 곳으로, '해오름국제교육문화원'이라는 이름으로 폐교 시설을 2015년부터 무단 점유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폐교 시설은 철조망으로 둘러쌓여 있고 찬송가 소리가 들리는 등 평소 종교활동도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폐교 시설은 당초 '한빛관광수련원'이 2002년부터 강화교육지원청과 대부계약을 맺고 사용했다. 이 단체는 2012년 대부료 미납 등의 이유로 계약이 종료된 뒤부터 무단 점유하다가 2015년 폐교 시설을 떠났고 이후 해오름국제교육문화원이 무단으로 들어와 사용 중이다. 강화교육지원청은 2014년 명도 소송과 부당이득금 반환 소송을 무단점유자를 상대로 제기하고 2017년 강제집행도 시도했으나 무단 점유자가 변경됐다는 이유 등으로 무산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7일 인천 강화군 길상면의 한 폐교 시설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집단 발생으로 폐쇄돼 있다. 뉴스1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