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를 예방하기 위한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이 접종되기 시작했다. 요양병원ㆍ요양시설의 65세 이상 입원ㆍ입소자 및 종사자 37만7,000명부터 시작해 5~6월 중엔 65~74세에게도 접종된다. 그런데 AZ 백신 접종을 앞두고 왠지 찜찜함을 감출 수 없다. 국내외에서 혈전증 관련 부작용 문제가 제기되면서다.
다행히 세계보건기구(WHO)와 유럽의약품청(EMA)에 이어 우리나라 예방접종전문위원회도 “AZ 백신과 혈전 생성 간의 연관성은 없다”고 밝히면서 혈전 안전성 논란은 일단락됐다. 백신 접종으로 인한 혈전증 발병률이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발병률과 비슷하며, 이것이 백신 접종에 따른 부작용인지 확실치 않다는 것이 전문가 단체의 결론이다.
혈전(血栓)은 피가 굳어진 덩어리를 말한다. 혈전증(thrombosis)이란 혈전으로 혈관이 막히는 현상을 뜻한다. 혈전증의 발병 원인은 혈류 느림ㆍ응고 과다ㆍ혈관 손상 등이다. 이들 요인이 단독 혹은 복합적으로 작용해 혈전증을 일으킨다. 혈전증은 입원ㆍ수술ㆍ거동 불가능ㆍ임신ㆍ경구 피임약ㆍ암ㆍ감염 등의 상황에서 잘 발생한다. 혈전증이 발생한 장기 위치와 혈관 종류에 따라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
혈관부터 살펴보면 동맥혈전증은 조직 내 혈액 공급이 제대로 안돼 혈류 부족으로 발생하는 허혈 증상이 나타난다. 대표적으로 관상동맥이 막히면 심근경색이다.
정맥혈전증은 혈액이 말초까지 도달했으나 되돌아오지 못해 발생하는 울혈이나 충혈 증상이 있을 수 있다. 다리 깊숙이 위치한 정맥이 막혀 생기는 심부정맥혈전증(deep vein thrombosis)이 대표적이다.
임성원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혈액종양내과 전문의는 “혈관을 따라 발적(發赤)이나 통증이 생기거나, 한 쪽 팔다리가 붓고 열감이 발생하면 혈전증을 의심해야 한다”고 했다.
심부정맥혈전증은 혈전증 가운데 가장 흔하다. 국내에서 1,000명 가운데 1명가량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기본적으로 이상지질혈증ㆍ고혈압ㆍ당뇨병 같은 만성질환이 증가하고, 고령화되면서 환자가 늘고 있다.
다리가 붓고 저린 것이 대표적인 증상이다. 처음엔 대수롭지 않게 여겨 방치하다가 증상이 악화되면 피부가 붉은색이나 파랗게 변하기도 한다. 심하면 혈전이 폐혈관을 막는 폐동맥색전증으로 악화해 목숨을 잃을 수 있다. 움직일 수 없어 앉거나 누워 있는 시간이 많은 만성질환자나 장기 입원 환자인 기저 질환 환자, 40대 이상 남성과 임신부에게서 많이 발생한다.
혈전의 진단과 검사는 혈전증 의심 부위에 초음파검사, 컴퓨터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 혈관 조영 검사, 방사선 동위원소 스캔 등 영상 검사로 혈전 유무를 확인한다. 혈전이 발견되면 발생 원인을 찾기 위해 혈액검사와 영상 검사를 함께 시행해야 한다. 심부정맥혈전증은 주로 초음파검사를, 폐색전증은 CT 검사로 진단할 때가 많다.
혈전증 치료는 막힌 혈관을 뚫어 주는 혈전제거술 혹은 스텐트 삽입술이 있다. 대부분은 약물 치료가 병행되는데, 치료제는 혈전을 녹여 주는 섬유소 용해제와 항응고제가 사용된다. 약물 치료는 효과는 뛰어나지만 출혈 부작용 빈도가 높아 반드시 입원해 전문의 진단과 처방을 받아 모니터링하면서 투여해야 한다.
임성원 전문의는 “호르몬제제나 경구 피임약을 복용하는 여성은 기저 질환이 없어도 혈전증이 생길 수 있으므로 증상이 발생하면 반드시 병원에서 진료와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했다.
혈전증 치료에 좋은 음식은 알려진 게 없다. 다만 혈전증 치료를 위해 항응고제 와파린을 복용한다면 비타민K가 많이 함유된 녹색 채소ㆍ콩ㆍ간 등이 포함된 음식은 문제가 될 수 있으므로 너무 많이 먹으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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