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슨 영국 총리와의 전화 통화에서 구상 밝혀
신장·홍콩·대만 등 G2 대결 구도... 中 견제 분명히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 프로젝트에 대항하는 민주주의 국가들의 인프라 계획을 제안하고 나섰다. 신장 위구르 인권 문제와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대만 문제 등으로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이 한층 격화된 상황에서 나온 주장이다. 시기도 절묘하다 유럽연합(EU)과 중국이 상호 제재를 주고받았는가 하면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후 첫 기자회견에서 중국 견제를 분명히 한 시점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와의 전화 통화에서 민주주의 국가들의 인프라 계획을 제안했다고 로이터통신 등 외신이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나는 우리가 전 세계의 도움이 필요한 지역들을 지원하는 근본적으로 (일대일로와) 유사한 이니셔티브를 민주주의 국가들로부터 끌어내 가져야 한다고 제안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날 일대일로 ‘대항마’ 구상 제안은 지난달 25일 취임 후 첫 공식 기자회견에서 자신이 보는 앞에서 중국이 세계 최강국이 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히는 등 중국을 겨냥한 견제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나온 발언이다. 중국은 지난 2013년부터 이른바 ‘신(新) 실크로드 전략구상’인 일대일로를 추진해 왔다. 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해 중국과 주변 국가의 경제협력을 확대해 중국의 경제영토를 확장하는 프로젝트로, 2013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제안으로 시작해 현재까지 100개국 이상이 참여하기로 한 상태다. 미국 정부는 일대일로를 중국이 전 세계로 자국의 세력을 확장하고 궁극적으로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이라는 국가비전을 뒷받침하려는 대외 전략으로 간주해왔다. 미국 의회 역시 중국의 일대일로를 견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상황이다.
다만 미국의 구상이 실제로 이뤄지기에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우선 중국 정부가 일대일로 참여국에 제의한 연계 프로젝트의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금융정보업체 레피니티브는 지난해 중반 현재 일대일로와 연계해 추진하는 철도, 항만, 고속도로 등 인프라 프로젝트는 2,600개가 넘고 금액은 3조7,000억달러(약 4,20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로이터통신은 미국 정부가 중국의 일대일로에 맞서 민간부문에 대한 해외투자를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지만 일대일로의 대안을 제공할 100여 국가들부터 설득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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