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대한 콘텐츠를 앞세워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시장의 공룡으로 떠오른 '디즈니플러스'의 국내 상륙이 임박했다. 이에 따라 국내 이동통신 3사 가운데 낙점될 디즈니플러스의 최종 사업 파트너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디즈니플러스, 늦어도 하반기엔 국내 출시
28일 업계에 따르면 디즈니플러스는 하반기부터 국내 서비스에 들어갈 전망이다. 최근 루크 강 월트디즈니컴퍼니 아시아·태평양 지역 총괄사장은 한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구체적인 시점은 밝히기 어렵지만 올해 나온다"고 밝힌 바 있다. 한 통신사 고위관계자도 이에 대해 "출시일을 명확하게 밝히지 않은 건 기대감을 높이려는 전략 같다"며 "늦어도 하반기엔 선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디즈니플러스는 OTT 시장의 떠오르는 강자다. 2019년 미국 출시 이후 1년 4개월 만에 전 세계 가입자가 1억 명을 넘어서면서 넷플릭스의 유일한 대항마로 꼽힌다. 경쟁력의 핵심은 단연 방대한 콘텐츠다. 월트디즈니의 작품 외에도 마블·스타워즈 시리즈 등 오리지널 콘텐츠만 8,000편(넷플릭스 1,000편)에 달한다. 인터넷TV(IPTV)를 운영하는 통신사들이 디즈니 유치에 사활을 건 배경이다.
디즈니 밀당에 지친 통신사들
현재 디즈니플러스는 통신 3사와 제휴 협상을 맺고 있다. 디즈니로서도 이미 수천만 명의 가입자를 둔 통신사와 제휴하는 게 사업 확장성은 물론 마케팅 측면에서도 유리하다.
실제 디즈니플러스가 미국, 호주 등에 서비스를 선보일 때 사업 파트너로 삼은 업체도 미국 1위 통신사인 버라이즌이었다. 앞서 일본에선 현지 1위 통신사인 NTT도코모와 독점 계약을 맺었고, 대만에서도 청화텔레콤 등 3대 통신사와 제휴 협상을 벌이고 있다
다만 디즈니플러스의 국내 상륙 시기는 가까워지고 있지만, 최종 사업자가 누가 될지는 안갯속이다. 통신3사 모두 이미 디즈니플러스와 계약하기 위해 제휴 관련 제안서를 보냈다. 하지만 디즈니플러스 측에선 아직도 세부 검토 단계인 것으로 전해졌다.
디즈니플러스의 입장 지연에 뒷말도 무성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루크 강 사장이 출시일을 명확하게 제시하지 않은 것도 통신사들로부터 더 유리한 조건을 끌어내려고 좀 더 밀당하겠다는 의도 아니겠느냐"고 했다.
발뺀 SK, KT-LG유플러스 '2파전'
초반의 치열했던 디즈니플러스 유치전 역시 다소 김이 빠졌다. 박정호 SK텔레콤 대표는 최근 열린 주주총회에서 "디즈니는 (SK텔레콤 OTT서비스인) 웨이브를 경쟁자로 보고 있다"고 말했는데, 업계에선 이를 SK텔레콤이 사실상 디즈니 유치 경쟁에서 발을 빼겠다는 것으로 해석한다.
결국 디즈니플러스 유치 경쟁은 KT와 LG유플러스의 2파전으로 흘러갈 공산이 높다. 디즈니플러스가 양사 가운데 가장 유리한 조건을 제시한 1곳을 최종 사업 파트너로 삼을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한 업계 관계자는"디즈니도 독점 계약을 해야 통신사가 이를 내세워 적극 마케팅에 나서는 걸 알기 때문에 일단 제휴 사업자로 한 곳만 선정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넷플릭스도 2018년 국내 진출 당시 LG유플러스 한 곳만 제휴 파트너로 삼았다.
또 다른 관계자는 "SK텔레콤이 표면적으로는 발을 뺐지만 미국의 버라이즌이 디즈니와의 계약으로 기존 가입자를 지키고 신규 가입자를 유치하는 데 상당한 도움을 받았다"며 "SKT 역시 완전히 포기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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