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독재가 아닌 민주주의가 규칙 설정해야"
유럽연합(EU)과의 관계 복원에 나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대(對)유럽 일성은 ‘중국 견제’였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시기 단절됐던 대서양 동맹을 재개해 다시 ‘슈퍼 파워’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구상이다. 미국 우선주의 속 ‘세계의 경찰’ 자리를 스스로 저버린 트럼프 전 대통령과 선명하게 차별화하며 미국이 다시 돌아왔음을 선포한 셈이다.
백악관은 25일(현지시간) 발표한 성명을 통해 바이든 대통령이 EU 정상회담에 참석했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미국과 EU 간의 관계 활성화를 재확인하면서 “(미국과 EU가) 공유하는 민주적 가치와 세계 최대의 무역 및 투자 파트너십에 주목한다”고 밝혔다.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처 방안과 기후 변화의 위협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고 백악관은 전했다.
일상이 된 국제 현안에 관련한 상투적 발언을 제외한다면 바이든 대통령의 방점은 대중 견제에 찍혔다.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독재가 아닌 민주주의가 규칙을 설정해야 한다”고 발언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바이든 대통령이 “중국과 러시아를 포함한 공동 외교 정책 관심사를 위해 함께 일하고 싶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백악관이 공개한 발언 외에도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을 향한 날 선 발언을 쏟아낸 것으로 전해졌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EU 고위 소식통을 인용해 바이든 대통령이 “중국과의 건전한 경쟁을 보기를 원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무위로 끝난 알래스카 미중 고위급 회담과 신장 위구르자치구 인권 문제,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등 산적한 미중 간 현안에서 EU의 지지를 얻어 보겠다는 의미다.
EU도 바이든 대통령의 대중 견제에 힘을 싣고 있는 분위기다.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EU와 미국이 협력함으로써 민주적 가치를 증진시킬 수 있다”고 발언했다. 미셸 의장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위터를 통해 “함께 어깨를 나란히 함으로써, EU와 미국은 민주주의가 시민을 보호하고, 존엄성을 증진시키며, 번영을 창출하는 데 가장 적합하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다” 고 적었다. 다분히 중국 견제를 염두에 둔 발언이다.
EU 역시 중국과 제재를 주고받은 상황이라 미국의 대중 포위망 구축은 이미 힘을 얻었다는 평가다. AFP통신은 미국이 중국 등 권위주의 세력의 상승세에 맞서 민주국가의 공동전선을 구축하기를 희망하고 있으며 EU와의 협력을 열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