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실종 30년 개구리소년 추모비 제막 "범행 이유라도 알았으면"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실종 30년 개구리소년 추모비 제막 "범행 이유라도 알았으면"

입력
2021.03.26 15:15
21면
0 0

대구 와룡산 선원공원 추모·기원비 제막식
성서초 5명 91년 실종 2002년 유골로 발견
부검 후 타살 결론 났지만 장기미제로 남아

대구 개구리소년 유족과 권영진 대구시장 등 관계자들이 26일 대구 달서구 용산동 와룡산 선원공원에서 '개구리소년 추모 및 어린이안전 기원비'를 제막하고 있다. 대구시 제공

대구 개구리소년 유족과 권영진 대구시장 등 관계자들이 26일 대구 달서구 용산동 와룡산 선원공원에서 '개구리소년 추모 및 어린이안전 기원비'를 제막하고 있다. 대구시 제공


개구리소년 실종사건 30주년인 26일 대구 달서구 와룡산 선원공원에서 열린 '개구리소년 추모 및 어린이 안전 기원비' 제막식에서 우철원(당시 13세)군의 아버지 우종우씨가 아이들의 이름이 새겨진 추모비를 어루만지고 있다. 뉴스1

개구리소년 실종사건 30주년인 26일 대구 달서구 와룡산 선원공원에서 열린 '개구리소년 추모 및 어린이 안전 기원비' 제막식에서 우철원(당시 13세)군의 아버지 우종우씨가 아이들의 이름이 새겨진 추모비를 어루만지고 있다. 뉴스1

30년 전 도롱뇽 알을 줍겠다고 집을 나섰다가 실종 11년여 만에 유골로 발견된 대구 개구리소년 추모비가 제막됐다.

26일 오전 11시 대구 달서구 용산동 와룡산 선원공원에서는 '개구리소년 추모 및 어린이안전 기원비' 제막식과 추모제가 열렸다. 지방선거 임시공휴일이었던 1991년 3월 26일 대구 성서초에 다니던 우철원(당시 13세), 조호연(12), 김영규(11), 박찬인(10), 김종식(9) 등 5명의 실종 사망아동을 추모하고 안전사고 예방을 기원하는 행사였다.

이날 행사에는 우군의 아버지 우종우씨, 조군의 부모 조남환·김순녀씨, 김영규군 어머니 최경희씨, 김종식군 어머니 허도선씨 등 유족과 권영진 대구시장, 장상수 대구시의회 의장, 강은희 대구시교육감, 김진표 대구경찰청장, 나주봉 전국미아실종가족찾기 시민의 모임 회장 등 50여 명이 참석했다.

유족 대표인 우종우씨는 "매년 추모제를 지낼 수 있도록 추모·기원비를 세워줘서 고맙다"며 "지금이라도 범인이 왜 범행을 저질렀는지 이유라도 알 수 있으면 좋겠다"고 애통해했다.

이날 제막된 추모·기원비 명칭은 '안식-품'으로 가로 3.5m, 세로 1.3m, 높이 2m의 화강석으로 만들어졌다. 엄마의 품처럼 사랑하는 사람이 감싸주는 포근함과 보호막, 안식처를 표현한 이 작품에서 꽃바구니 안의 5개 꽃송이는 5명의 실종 아동을 상징하고 있었다. 유족들은 추모·기원비에 적힌 자녀들 이름을 어루만지며 옛날을 회상하기도 했다.

대구시는 시민들이 개구리소년 사건을 통해 어린이 안전을 되새길 수 있도록 2019년 가을부터 1년 6개월간 유족 및 시민단체와 함께 추모·기원비 조성사업을 추진해왔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추모·기원비 조성에 마음을 모아 주신 유족들께 감사드린다"며 "아이들이 안전하게 자랄 수 있는 아동친화도시 대구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개구리소년 실종 30주년을 맞은 26일 대구 달서구 와룡산 선원공원에 제막된 '개구리소년 추모 및 어린이안전 기원비'. 대구시 제공

개구리소년 실종 30주년을 맞은 26일 대구 달서구 와룡산 선원공원에 제막된 '개구리소년 추모 및 어린이안전 기원비'. 대구시 제공

개구리소년 5명은 실종 11년 6개월 만인 2002년 9월 와룡산 중턱에서 유골로 발견됐다. 경북대 법의학팀은 부검 후 타살로 결론내렸고, 경찰은 단일 사건 최대 규모인 연인원 35만 명의 수사인력을 투입했으나 전모를 규명하지 못해 장기미제 사건으로 남아있다.

유족들은 "실종 후 저수지 물을 빼면서까지 수색작업을 벌이고, 단독주택 재래식 화장실 바닥까지 뒤졌는데도 결국 실종 장소인 와룡산에서 유골이 발견된 것은 초동수사가 잘못됐기 때문"이라며 안타까워했다.

민갑룡 전 경찰청장은 2019년 재수사를 지시했지만, 마침표만 찍지 않았을 뿐 한 걸음도 나가지 못하고 있다. 나주봉 회장은 "정부와 국회에 개구리소년 사건 진상규명위원회 설치를 요구하겠다"고 말했다.

대구= 전준호 기자

제보를 기다립니다

기사를 작성한 기자에게 직접 제보하실 수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의 적극적인 참여를 기다리며, 진실한 취재로 보답하겠습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