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처음으로 상원 인준을 통과한 성전환자(트랜스젠더) 고위직이 탄생했다.
24일(현지시간) AP통신은 레이철 러바인 보건차관보 지명자가 상원 인준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상원은 이날 표결에서 52대 48로 인준안을 통과시켰다. 상원 총 의석 100석을 여야가 50석씩 양분한 가운데 공화당에서 이탈표 2표가 나왔다.
2017년부터 펜실베이니아주(州) 보건장관을 지낸 러바인은 커밍아웃한 트랜스젠더로, 이번에 상원 인준을 통과한 최초의 공개 트랜스젠더 고위직이 됐다. 그는 주 보건장관을 맡으면서 펜실베이니아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의 '얼굴' 같은 인물로 떠올랐다고 AP통신은 평가했다.
지난 1월 조 바이든 대통령은 러바인을 보건차관보에 지명하며 "러바인 박사는 (국민이) 거주지와 인종, 종교, 성정체성, 젠더정체성, 장애 여부와 상관없이 팬데믹을 헤쳐나가는 데 필요한 한결같은 리더십과 핵심적 전문성을 보여줄 것"이라고 밝혔다.
보건차관보 취임 후 그는 보건복지부 프로그램을 감독하는 업무를 맡을 예정이다. 성 소수자 인권단체들은 러바인의 인준을 즉각 환영했다. 비영리단체 'LGBTQ 빅토리 재단'의 어니스 파커 회장은 "증오로 가득 찬 정치인들이 정치적 이익을 위해 트랜스젠더의 목숨을 무기로 활용하는 이 시기에, 러바인의 인준 통과로 트랜스젠더들이 우리나라에 기여한 일들에 초점이 맞춰지게 됐다"라고 평가했다.
다만 상원 인준 표결을 앞두고 보수 단체에선 그가 트랜스젠더를 위한 호르몬 치료, 사춘기 지연 약물 등을 옹호하고 낙태에 찬성한 이력이 있다며 강력한 반대 목소리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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