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스카이72 골프장 영업 계속하면 단전·단수" 최후통첩

다음달 국민들에 무료 개방 검토

인천국제공항공사 소유 부지에 들어서 있는 스카이72 골프장 전경. 스카이72골프앤리조트 제공

인천국제공항공사가 골프장 옛 운영 사업자인 스카이72골프앤리조트(스카이72)가 계속 영업할 경우 전기와 수도 공급을 중단하겠다고 공식 통보했다. 스카이72는 지난해 말 골프장 토지사용 계약이 종료됐음에도 시설물 소유권을 주장하며 영업을 계속하고 있는데, 인천공항공사는 스카이72가 공사 소유 부지를 무단 점유했다는 입장이다.

25일 스카이72에 따르면 인천공항공사는 전날 스카이72 대표 앞으로 보낸 공문을 통해 '4월 1일 이후에도 (부지 반납과 시설물 철거 등의) 실시협약 이행을 거부하고 영업행위를 지속하면 공공재산을 성실히 관리해야 할 공공기관으로서 책임을 이행하기 위해 전기와 수도 등 공급 중단할 계획임을 알린다'고 통보했다.

인천공항공사는 앞서 다음달부터 분쟁이 마무리될 때까지 골프장 시설을 무료 개방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상태다. 김경욱 사장은 지난 2월 24일 "(공사와 스카이72간) 소송 등 법적 분쟁이 종료되거나 합의가 이뤄질 때까지는 새 골프장 사업자(KMH신라레저)도 영업을 하지 않을 것"이라며 "(4월 1일부터) 합의가 이뤄질 때까지 (사업자를) 비워 놓은 상태에서, 토지 소유주인 공사가 골프장을 관리하면서 국민들에게 무료로 개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무료 개방시) 소수의 골퍼들이 이용하는 것보다 많은 국민들이 산책할 수 있도록 (개방)하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며 "(스카이72가 계속 영업 시에는) 토지를 소유하고 있는 공사 사장으로서 현장에 나가서 국민들이 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골프장 이용자에게도 영업을 할 수 없는 이유를 설명하겠다"고 덧붙였다.

인천공항공사는 지난해 말로 실시 협약이 종료됐음에도 스카이72가 골프장을 계속 운영하는 것과 관련해, 인천시에 스카이72의 체육시설업 등록 취소를 검토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스카이72 토지 사용권이 지난해 말 상실된 만큼 등록취소 요건을 갖췄다는 게 공사 입장이다. 인천공항공사는 "스카이72가 부지 반납 등 일체의 의무 이행을 거부하고 있다"며 인천지법에 명도소송도 냈다. 명도소송은 임대차 계약기간이 끝났으나 세입자가 부동산 인도를 거부할 때 제기하는 소송이다.

스카이72 측은 그러나 클럽하우스 등 지상시설 소유권을 주장하며 법적 다툼이 끝날 때까지 골프장을 계속 운영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스카이72 관계자는 "인천공항공사는 토지주일 뿐 영업 중단을 강제할 법적 권한이 없다"며 "단전과 단수는 형사상 업무방해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