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3040뉴스이용자위원회]
지난 16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한국일보 18층 회의실에서 열린 3040뉴스이용자위원회에서는 그동안 위원들이 지적했던 내용들이 콘텐츠 생산과 신문 제작에 제대로 반영되고 있는지, 앞으로 보완해야 할 점은 무엇인지 점검하는 자리를 가졌다. 위원장인 이나연 성신여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가 주재한 이날 회의에는 조용술 청년365대표, 우미연 변호사, 이혜정 한국리서치 부장, 이준영 상명대 경제금융학부 교수, 오세욱 한국언론진흥재단 책임연구위원, 양형국 메디컬벤처 루닛 디렉터(가정의학과전문의)가 참석해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한국일보에서는 이충재 주필, 한창만 지식콘텐츠부장, 김영화 뉴스부문장이 참석했다.
조용술
이슈를 선도하는 보도가 많았으면 좋겠다고 말씀을 드렸었다. 한국일보도 이에 대한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는 것이 느껴졌다. 좋은 사례가 사회적 약자에 대한 부당한 착취, 제도적 허점을 다룬 ‘중간착취의 지옥도’ 시리즈다. 상당수 언론이 한두 번 다룬 이슈지만 균형감 있는 시각과 깊이 있는 취재를 통해 계속 보도하려는 노력이 인상 깊었다. 품을 많이 들이는 일이라 꺼려지겠지만 집요한 보도와 사회적 쟁점의 도출은 인스턴트 같은 요즘 언론 보도들과 분명히 다른 색을 보여줄 것이라고 확신한다.
3월 9~13일 1면을 살펴보면 9일 자 <文대통령 “수사ㆍ기소 분리”… 檢 “중수청 우려”>, 10일 자 <창릉 신도시는 기획부동산 ‘사냥터‘였다>, 11일 자 <방위비 분담금 ‘바이든 할인’은 없었다>, 12일 자 <“탈탈 턴다더니 7명” LH 조사 분노만 키웠다> 등이다. 과거에 비해 무엇을 비판하려는지, 무엇을 말하려는지 알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하지만 조금만 더 선명하게 논쟁할 만한 이슈를 던져주면 좋을 것 같다.
연말연초 1면 전체를 할애해 파격적으로 ‘코로나 기획’으로 문을 닫고, ‘엄마’ 시리즈로 문을 여는 표지 기획을 단행했다. 타 언론과 확실한 차별성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우리 사회에 중요한 이슈가 생길 때마다 디자인 기획을 통해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함으로써 차별화된 브랜드를 만들어 가면 좋겠다.
한국일보 업로드 영상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차분한 느낌이다. 하지만 팬덤 형성을 목표로 하는 영상에서는 보다 빠른 템포, 선명한 제목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집 공간 사람: 삶을 담는 집과 공간 이야기'같은 콘텐츠는 내용 면에서 깊이 있는 소재를 다루고, 제목에서도 호기심이 생길 수 있도록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이나연
한국일보가 한 해 동안 사회적 약자, 마이너리티에 관심을 많이 갖겠다고 말했었다. 관련된 좋은 기획들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중간착취의 지옥도’는 기사 자체도 좋았지만, ‘중간착취의 지옥도, 그 후’라는 이름으로 내보낸 후속 기사도 굉장히 좋았다.
우미연
현재 기사 본문에는 관련 유튜브 영상이 삽입, 게시되어 있어 곧바로 재생할 수 있다. 반면 유튜브 영상 설명에는 관련 기사의 URL이 게재돼 있지 않아 관련 기사에 곧바로 접근할 수 없다. 관련 기사 또는 후속 기사를 곧바로 확인하기 위해서라도 기사 URL이 게재될 필요가 있다.
네이버 채널의 경우 해당 기사를 작성한 기자의 이름ㆍ사진ㆍ담당 부서 등 프로필과 그 기자가 그동안 취재한 기사를 확인할 수 있다. 반면 한국일보 자체 앱에선 기자 이름과 이메일 주소만 알 수 있을 뿐이다. 네이버 채널과 마찬가지로 기자의 프로필과 다른 기사들을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면 좋을 것 같다. 이와 함께 기사 하단부 ‘관련 기사’란에 전혀 무관한 기사가 추천되는 경우가 있다.
이나연
실제로 한국일보 유튜브에서 ‘방배동 모자 사망 사건’ 동영상을 볼 때 해당 기사가 연결돼 있지 않아 기사를 따로 검색해 찾아야 한다. 또 네이버 페이지의 개별 기자 구독은 한국일보에서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관련 기사도 엉뚱하게 달린 경우가 있어 더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
이혜정
초기부터 제시했던 검색창의 하단 배치가 상단으로 이동된 점이 가장 긍정적 변화라고 하겠다. 실시간 기사가 롤링되던 것을 클릭하면 원하지 않는 페이지로 이동하던 현상도 사라졌다. 다만 검색창 크기가 작아 검색어가 조금 길어지면 앞에 적었던 검색어가 보이지 않는 단점이 있다.
부동산 콘텐츠는 정치, 경제, 투자, 분양, 시세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있다. 뉴스가 내용별로 분류돼 있어야 이용자 입장에서 단번에 원하는 뉴스를 볼 수 있는데 한국일보는 순서대로 뉴스를 나열하고 있어 보는 재미도 편의성도 덜한 편이다. 또 한국일보 홈페이지는 기사가 아래쪽으로 10개 정도씩 나열돼 있고, 다음 기사를 보려면 ‘다음’ 페이지를 계속 눌러야만 한다. 한 화면에서 볼 수 있는 기사 개수도 너무 적다.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에 익숙해져 있는 요즘 세대에게 스크롤 다운은 굉장히 편한 방식이다. 반면 한국일보 홈페이지는 타 언론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기사 배치가 가로로 나열되어 있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슥슥 바로 내리면서 보기 어려웠고, 그러다 보니 콘텐츠 양이 상대적으로 풍부하지 않다는 느낌을 받는 것 같다.
이준영
한국일보는 코로나19 상황에서 솔루션 저널리즘을 강조하고 있다. 사회 문제를 해결하거나 소외 계층을 돌아보는 기사들이 특화됐다. 고품질의 트렌디한 기사, 라이프 스타일 기사들도 비중 있게 다뤘다. 가령 친환경이 큰 트렌드로 중요해지고 있는데 ‘제로 웨이스트 실험실’이 사회적 대안과 실천 방안을 잘 제시해주고 있다. 얼마 전 필진을 개편하면서 감염병, 기후변화, ESG(환경ㆍ사회적 가치ㆍ지배구조), 플랫폼, 젠더, 블록체인 등 핵심 키워드 중심으로 전문 필진이 구성됐다. 한국일보가 다양한 사회 이슈에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외부 전문가 의견을 잘 반영하겠다는 구성으로 보여진다.
‘동물 코너’는 한국일보의 특화 콘텐츠다. ‘애니청원’, ‘박정윤의 으라차차 동물환자’, ‘유기동물 구조기’, ‘고은경의 반려배려’ 등 공감할 만한 좋은 콘텐츠가 많다. 인터랙티브 뉴스 ‘코로나가 바꾼 새로운 표준 언홈슬온 뉴노멀이 온다’는 빅데이터 분석을 인포그래픽으로 깔끔하게 구현했다. 가독성 높은 고품질 기사다. '밀레니얼 언박싱'처럼 MZ세대 트렌드나 변화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는 콘텐츠가 필요하다.
‘중간착취의 지옥도’는 중요한 사회 현상을 잘 분석한 기사였다. ‘가만한 당신, 못다한 말들-세상에서 가장 더디게 쓰는 부고’는 한국일보만이 가지고 있는 차별화된 기획 기사다. 한국일보는 지면 수가 다른 언론사에 비해서 절대적으로 적다. 또 기사를 읽다 보면 내용들이 다소 ‘노멀한’ 느낌을 받는다. 이런 기획 연재를 특화해 한국일보만의 차별성을 부각시킬 필요가 있다.
오세욱
첫 회의 때 한국일보 66주년 기획 내용은 좋은데 홈페이지에서 찾기가 너무 어려웠다는 얘기를 했었다. 하지만 여전히 한국일보 홈페이지에서는 66주년 기획으로 검색해도 해당 내용을 찾을 수가 없다. 언론이 포털 등 플랫폼 기업에 종속되었다는 비판이 여러 곳에서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플랫폼에 종속되지 않기 위해서는 독립적이어야 한다. 복잡한 검색 기능이 아닌 키워드 맞춤형 기사 검색 기능이 강화돼야 한다.
양형국
지속적으로 화면 구성이나 메뉴의 개선이 이뤄지고 있다. 개인적으로 홈페이지 화면 하단에 우선적으로 노출되는 기사 주제 목록이 개선됐다는 점, 클릭 시 세부 주제를 제시해주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한국일보 앱을 통한 접속 시 기사 제목 위에 존재하는 요약 제목은 색인과 같이 내용을 빨리 파악할 수 있지만, 이들만 따로 모아서 검색할 수는 없었고, 클릭 시 다른 곳으로 연결되는 것도 없었다. 해시 태그처럼 유사 주제끼리 연동하면 좋을 것 같다.
기사 제목에 등장하는 한자(漢字)의 경우 글자에 마우스를 갖다 대면 음(音)이라도 띄워주면 좋을 것 같다. 전문성이 요구되거나 통계적 수치에 기반하는 과학, 의료, 경제 관련 기사는 인포그래픽스와 같은 시도가 있으면 좋겠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