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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운드리 재진출 선언한 인텔 CEO “반도체 아시아 편중 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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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운드리 재진출 선언한 인텔 CEO “반도체 아시아 편중 풀겠다”

입력
2021.03.25 17:05
수정
2021.03.25 17:06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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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전체 반도체 공급의 80% 차지?
"세계 입맛에 맞지 않아… 다각화 필요"

인텔. AFP 자료사진

인텔. AFP 자료사진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사업 재진출을 선언한 인텔의 팻 겔싱어 신임 최고경영자(CEO)가 반도체의 아시아 편중을 풀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미국과 유럽에 생산 거점을 마련해 현재 아시아가 쥐고 있는 반도체 패권을 분산하겠다는 의미다.

겔싱어 CEO는 25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지리적으로 균형 잡힌 공급이 필요하다”며 “아시아가 전체 공급의 80%를 갖고 있는 것은 세계의 입맛에 맞는 방식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휴대폰을 비롯해 원격의료ㆍ교육, 자율주행차량 등 일상의 많은 부분이 디지털화하는 만큼, 다각화된 반도체 공급망이 필요하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이를 위해 미국과 유럽에 생산거점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텔은 전날 파운드리 시장 재진출을 선언하면서 200억 달러(22조6,000억 원)를 투자해 미국 애리조나주(州)에 2개의 신규 반도체 생산시설을 짓겠다고 밝혔는데 더 나아가 유럽에도 추가 공장 건설을 예고한 것이다. 예상 부지로는 현재 공장을 짓고 있는 아일랜드가 아닌, 다른 유럽 국가가 선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겔싱어는 “세계는 더 많은 반도체가 필요하고, 우리는 이 공백을 메울 선도적 기술을 가진 몇 개 기업 중 하나”라며 “우리가 현재 생산을 유지하는 것은 지구와 산업, 전 세계 유통 공급망을 위해 올바르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인텔의 공격적 투자 전략은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반도체 공급 부족 사태 관련, 공급망 재검토를 지시한 가운데 나왔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반도체를 ‘21세기 편자의 못’이라고 빗대며 국가안보에 직결하는 핵심 품목이라고 강조했다. 아시아로 넘어간 반도체 주권을 미국이 되찾겠다는 의지의 표현인 셈이다.

인텔은 앞서 2016년 파운드리 사업에 나섰지만 자체 제품 생산에 안주하면서 시장 경쟁에서 밀려났다. 이번에 또다시 사업에 뛰어든 것은 PC용 중앙처리장치(CPU)가 주력인 인텔이 미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바탕으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분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전 세계 파운드리 시장은 1위인 대만 TSMC와 2위 삼성전자가 사실상 양분한 상태다. 이에 대해 겔싱어는 “경우에 따라서는 조금 경쟁이 이뤄질 것”이라면서도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은 공급이 더 필요하다. 우리의 일부 제품에 삼성과 TSMC 제품을 사용할 것”이라고 업계 간 협력을 강조했다. 다만 파운더리 칩 분야에서 삼성과 TSMC를 추월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인텔은 20년 이상 반도체 시장을 혁신적으로 이끌어왔다”면서 “우리는 구멍에 걸렸고 빠져나오는 길을 파고 있다. 지속적인 리더십은 우리가 가는 길”이라고 자신했다.

겔싱어는 18세에 엔지니어로 인텔에 입사해 최고기술책임자(CTO)까지 오른 뒤 2009년 그만둔 인텔 내 입지전적 인물이다. 인텔을 퇴사한 뒤 EMC를 거쳐 2012년 소프트웨어개발사 VM웨어 CEO를 맡았다. 그가 10여 년 만에 인텔로 화려하게 복귀하면서 과거 인텔의 영광을 이루는 데 주축이 됐던 베테랑들도 인텔에 다시 합류했다.

허경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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