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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대 투혼' 김연경, "우리 슬로건은 '끝까지 가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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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대 투혼' 김연경, "우리 슬로건은 '끝까지 가자'다"

입력
2021.03.25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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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생명 선수들이 24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챔피언결정전 진출에 성공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흥국생명 선수들이 24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챔피언결정전 진출에 성공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붕대 투혼'을 불사한 김연경(33ㆍ흥국생명)이 12년 만에 챔피언결정전에 오르게 된 소감을 밝혔다.

김연경은 24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2020~21 V리그 여자부 플레이오프 3차전 기업은행과 경기에서 팀의 3-0(25-12, 25-14, 25-18) 완승에 앞장섰다. 김연경은 “정규 시즌 중 많은 일이 있었는데 선수들이 이겨내고 결국 챔프전까지 올라가게 됐다”면서 “너무 감동적인 장면이 연출됐다. 팀원 모두에게 감사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김연경은 지난 22일 2차전에서 엄지손가락 부상을 입었고 3차전에서도 손가락에 붕대를 감고 뛰며 투혼을 불살랐다. 그는 “보통 선수들이 겪을 정도의 통증이다. 진통제 역시 모든 선수가 먹는 정도를 먹었다”라고 자세를 낮췄다.

그리고 지난 2008~09시즌 이후 12년 만에 챔프전 진출을 이끌었다. 이번에도 상대는 12년 전과 같은 GS칼텍스다. 당시 3위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흥국생명은 KT&G를 2연승(3-2, 3-1)으로 눌렀고, 챔프전에선 정규리그 1위 GS칼텍스마저 3승 1패(0-3, 3-2, 3-1, 3-1)로 제압하고 정상에 올랐다. 김연경은 “사실 (12년 전 챔프전이) 기억은 잘 나지 않지만 그때보단 부담감은 덜한 것 같다”면서 “플레이오프에서 좋은 마무리를 한 만큼 챔프전에서 얼마나 좋은 모습을 보일지 오히려 기대된다”라며 여유를 보였다.

선수단 미팅을 통해 이번 포스트시즌 팀 슬로건은 ‘끝까지 간다’로 정했다고 한다. 김연경은 “포스트시즌 직전 선수들이 다같이 결정했다”면서 “매 경기 1시간 넘게 열성적으로 전력 분석에 매달렸다. 한마음으로 의지를 다졌는데 진짜로 끝까지 가고 있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사실 3차전이 마지막 경기일 수 있다는 생각을 “조금 했다”고 한다. 그는 “지면 더 이상 경기를 할 수 없다.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자 오히려 부담감이 줄었다. 즐기면서 재미있게 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김연경과 브루나가 24인 챔프전 진출을 확정한 뒤 자축하고 있다. KOVO 제공

김연경과 브루나가 24인 챔프전 진출을 확정한 뒤 자축하고 있다. KOVO 제공


3차전에서 활약한 외국인 선수 브루나에 대한 소식도 전했다. 경기 전부터 투지가 남달랐다고 한다. 김연경은 “선수단 미팅 때 브루나가 ‘경고를 받더라도 안나 (라자레바)와 싸우겠다’고 투지를 불태웠다”면서 “그래서 ‘진짜 싸우진 말고 배구로 보여달라’고 했는데, 정말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다. 챔프전까지 투지가 이어졌으면 좋겠다”라며 웃었다.

흥국생명 박현주가 24일 챔프전 진출을 확정한 뒤 눈물을 흘리고 있다. KOVO 제공

흥국생명 박현주가 24일 챔프전 진출을 확정한 뒤 눈물을 흘리고 있다. KOVO 제공


플레이오프란 관문을 넘기까지 과정은 험난했다. 특히 2차전이 고비였다. 당시 흥국생명은 1세트에서 6득점에 그치는 졸전을 치르다 경기력을 끌어올리면서 4세트 25-25까지 팽팽히 맞섰다. 4세트를 가져갔다면 여세를 몰아 5세트 승리까지 대역전승이 가능했던 분위기였다. 하지만 원포인트 서버 박현주가 서브 실책을 저지르며 경기 흐름이 넘어갔고 결국 1-3으로 무너졌다. 경기 후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은 “(박)현주 잘못이 아니다. 나의 선택이었고 선택에 후회는 없다”라고 했지만 박현주는 많은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3차전에서 3-0으로 완승을 거둔 후에도 박현주는 다시 한번 눈물을 흘렸다. 김연경은 “2차전 후 현주가 많이 괴로워했다. ‘저 때문에 졌다’는 메시지도 보내왔다”면서 “자칫 트라우마가 남을 수 있는데 지금 잘 이겨내고 있는 듯하다”라며 후배를 다독였다.

김연경은 경기 중에도 브루나, 이주아 등 젊은 후배들이 좋은 플레이를 펼치면 여러 차례 번쩍 들어 안아주기도 했다. 김연경은 “후배들의 경기력이 조금씩 올라가고 있다는게 느껴진다. 그럴 때마다 뿌듯하다. 그래서 안아 준다”라며 “하지만 너무 자주 하면 힘들 것 같다. 이제는 좀 자제하겠다”라며 농담도 던졌다.

기업은행 김사니 코치(가운데)와 김수지(오른쪽)가 김연경에게 축하의 인사를 건네고 있다. KOVO제공

기업은행 김사니 코치(가운데)와 김수지(오른쪽)가 김연경에게 축하의 인사를 건네고 있다. KOVO제공


좋은 경기를 펼친 기업은행 선수들에게도 마음을 전했다. 김연경은 “(김)수지랑은 정말 자주 연락하는 막역한 사이고 김사니 코치님과 (표)승주와도 정말 친하다”면서 “하지만 포스트시즌 동안 서로 연락을 못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서로 서운할 수 있지만 우리는 프로이기에 경쟁할 땐 경쟁해야 하는 사이라 생각한다”면서 “그래도 경기 후 축하하고 안아줬다. 이제는 편하게 연락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했다.

챔프전에 대해선 “사실 눈앞의 기업은행만 공부하느라 GS칼텍스는 하나도 생각 못했다”라고 털어놨다. 또 “GS칼텍스는 한 선수에 의존하는 게 아니라 모든 윙 스파이커들의 공격력이 다 좋고, 수비와 기동성도 좋다”고 인정했다. 그러면서 “시간이 많지 않지만 어떻게 무너뜨릴지 연구하고 준비하겠다”라고 다짐했다.

강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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