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수 임영웅이 트로트의 장벽을 넘고 음악방송 정상에 우뚝 섰다. MBC '쇼! 음악중심 캡처
가수 임영웅이 트로트의 장벽을 넘고 음악방송 정상에 우뚝 섰다.
임영웅은 지난 20일 방송된 MBC '쇼! 음악중심'에 이어 SBS MTV '더 쇼'에서 신곡 '별빛 같은 나의 사랑아'로 1위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미스터트롯'의 유례없는 히트 이후 트로트 가수들이 음악방송 무대에 서게 된 것만으로도 화제가 됐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트로트 곡이 음악방송 정상을 꿰차는 새 '역사'를 쓴 것이다.
임영웅의 1위 등극이 화제의 중심에 선 이유는 트로트 장르의 곡이 음악방송에서 1위를 차지했다는 사실이 갖는 남다른 의미 때문이다.
트로트 장르가 음악방송에서 1위에 오른 것은 무려 14년 만의 일로, 지난 2007년 강진의 '땡벌'이 KBS2 '뮤직뱅크' 1위를 차지한 이후 처음이다. '땡벌'을 비롯해 최근 음악방송 1위를 차지했던 곡은 2005년 장윤정의 '어머나' 정도다. 당시 장윤정 역시 김수희 이후 12년 만에 음악방송 1위에 등극하며 큰 화제를 모았었다.
음악방송에서 트로트 장르의 곡이 정상을 차지하는 것은 그야말로 '가뭄에 콩 나듯' 한 상황 속에서 임영웅이 이뤄낸 쾌거는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특히 '땡벌'과 '어머나'가 국민 노래로 불릴 정도로 대중적인 사랑 속 음악방송 1위에 올랐던 것과 달리, '별빛 같은 나의 사랑아'는 뜨거운 팬덤의 성원에 힘입어 음악방송 정상에 등극했다는 점은 더욱 시사하는 바가 크다.
국내 음악방송의 경우 순위 선정에 있어 디지털 음원 성적은 물론 유튜브 조회 수, 팬덤 투표 등 각종 지표들이 종합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그간 상대적으로 팬덤의 결집성이 낮았던 타 장르의 음악이 음악방송에서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던 이유다. 자연스럽게 대중에게는 '음악방송=K팝 가요의 무대'라는 인식이 자리 잡았다.
그러나 임영웅은 오랜 시간 굳어져 온 음악방송계의 흐름에 거대한 돌을 던졌다. 보다 정확히 말하면 임영웅과 그의 팬덤 '영웅시대'가 새 흐름의 물꼬를 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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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웅이 '쇼! 음악중심'에서 아이유와 로제를, '더 쇼'에서는 역주행 신화를 쓰고 있는 브레이브걸스를 꺾고 정상에 등극했다는 점은 이들이 이뤄낸 성과의 특별함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MBC '쇼! 음악중심' 화면 캡처
임영웅이 '쇼! 음악중심'에서 아이유와 로제를, '더 쇼'에서는 역주행 신화를 쓰고 있는 브레이브걸스를 꺾고 정상에 등극했다는 점은 이들이 이뤄낸 성과의 특별함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현재 K팝 신을 흔들고 있는 '대세'들과의 경쟁 속에서 압도적인 팬덤의 힘을 보여줬다는 점은 이들이 만들어가고 있는 새로운 대중음악 역사에 대한 기대를 높이는 지점이다.
여기에 현재 임영웅뿐만 아니라 '미스터트롯' '미스트롯' 출신 트로트 가수들이 가요계에서 약진하고 있다는 점은 이번 성과가 단순한 이벤트에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를 더한다. 2021년, 트로트는 중장년층뿐만 아니라 전 세대를 아우르는 '인기' 장르로 폭넓은 대중성을 확보해 나가고 있다. 성별과 나이를 초월한 트로트의 진화 속 임영웅의 1위가 알린 '지각변동'은 향후 더 많은 트로트 가수들이 스펙트럼을 확장해 나갈 수 있는 '터전'이 될 전망이다.
이는 비단 트로트 장르에만 국한되는 기대가 아니다. 이번 성과는 그간 비주류로 여겨져 왔던 트로트가 일궈낸 성과처럼, 여전히 '비주류'로 치부되고 있는 타 장르 역시 보다 대중적인 무대 위에서 빛을 볼 수 있다는 희망의 불씨다. 국내 대중음악 시장이 진화하듯, 대중이 향유하는 음악의 범주도 매 순간 확장되고 있다. 임영웅의 1위가 단순한 성적 그 이상의 의미를 갖는 의미는 바로 이 때문이다.
임영웅은 24일 오후 방송되는 MBC뮤직 '쇼! 챔피언'에도 출연할 예정이다. 그가 음악방송 2관왕을 넘어 다관왕에 등극하며 '새 역사'를 이어갈지 기대가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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