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극장으로 승격 성과 거둔 김희철 정동극장 대표
"정동극장 이름 앞에 '국립'이 붙었습니다. 기존 정동극장의 역할이었던 전통예술 보급은 물론,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확충해 국민의 문화적 욕구를 채우는 극장으로 다시 태어납니다."
한국 근현대사를 품은 정동극장이 '국립정동극장'으로 거듭난다. 지난해 개관 25주년을 맞은 정동극장의 역사적 전환점이다. 2019년 여덟 번째 극장장으로 취임한 김희철 정동극장 대표가 임기 중 이뤄낸 값진 성과다.
24일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김 대표는 "필요성은 오래전부터 있었지만 실무적으로 승격 추진에 나선 것은 4~5개월가량 됐다"며 "국가를 대표하는 극장이라는 명칭을 통해 정동극장의 위상을 제고하고, 역할을 확대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기관인 정동극장의 국립극장 승격은 지난 18일 정동극장 이사회 의결을 거쳐 23일 문체부 승인을 통해 최종 확정됐다.
이에 따라 정동극장은 당장 공연장을 확대하는 재건축 작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기존 330석 규모의 극장은 2024년까지 620석과 310석 규모의 2개 공연장으로 환골탈태한다. 이렇게 되면 연간 공연횟수는 600회로 지금보다 2배가량 늘어나며, 관객 수도 종전 4만 명에서 20만 명으로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 대표는 "조만간 설계업체를 공모하고, 1년여 설계기간을 거쳐 내년 하반기 무렵 착공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에 앞서 정동극장은 우선 국립극장에 걸맞은 로고 등 이미지(CI) 제작에 돌입할 예정이다. 5월 중순 무렵이면 '국립정동극장' 이름으로 현판식도 개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립극장 승격이 단지 시설의 확장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국가를 대표하는 예술단체로서 정체성을 확고히 하기 위해 소속 단원들을 중심으로 정식 예술단을 창단했다. 23일에는 예술단 창단 기념공연 '시나위, 몽'도 열었다. 김 대표는 "지금까지 잘해왔던 연희(演?) 예술을 통해 국내외 무대에서 한국 고유의 아름다움을 전파할 것"이라고 했다.
또 한편으로는 '2차 제작극장'을 지향하며 공적 역할에도 나선다. 좋은 콘텐츠가 있는 창작자나 제작사에 예산을 투입해 작품을 적극 무대화하겠다는 뜻이다. 김 대표는 "지금도 많은 창작 지원 프로그램들이 있지만 정작 개발지원 단계에서 끝나버려 결국에는 사장되는 사례가 많다"면서 "콘텐츠가 생명력을 갖고 관객을 만날 수 있도록 ‘국립정동극장’이 조력자 역할을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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