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C 업체들 지난해 부채비율 껑충
제주항공 자본잠식 위기, 티웨이항공 존속 의문 제기
유상증자 더해 영업활동 강화에 안간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 여파에 저비용 항공사(LCC) 업계가 고사직전까지 내몰리고 있다. 대형 항공사(FSC)에 비해 여객 의존도가 높은 LCC업계는 현금창출원인 여객 수요가 1년 이상 사실상 사라지면서 부채비율만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이에 LCC업계에선 유상증자 등으로 자본 확충에 나서면서도 전세기 운항을 위한 크라우드 펀딩까지 진행하고 있다. 크라우드 펀딩이란 소비자가 구매를 원하는 상품의 펀딩에 자발적으로 참여해 모집 인원을 달성하면 최종 결제 이후 해당 상품을 이용하는 구조다.
그로기 상태에 빠진 LCC
24일 전자공시시스템에 각사가 공시한 2020년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주요 LCC 업체들의 부채비율은 전년 대비 큰 폭으로 증가했다.
먼저 LCC업계의 선두주자인 제주항공은 2019년 12월 기준 353%였던 부채비율이 지난해 430%까지 치솟았다. 지난해 12월 기준 자기자본이 2,184억 원인데 총부채는 9,383억 원에 달했다. 제주항공은 또 지난해 3,313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 자본잠식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업계에선 1분기 추가적인 자금 확보가 없다면 자본잠식도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대한항공의 LCC 자회사인 진에어도 지난해 부채비율이 467%로 전년도 267%보다 크게 늘었고, 티웨이항공은 같은 기간 331%에서 518%로 껑충 뛰었다. 특히 티웨이항공은 과도한 부채로 재무 불확실성이 커져 기업 존속 가능성에 대한 의문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다.
'크라우드 펀딩'까지 동원… 유동성 확보 총력전
이에 LCC 업계는 생존에 필요한 자금 조달에 사활을 걸고 있다. LCC가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가장 많이 쓰는 방법은 유상증자다. 티웨이항공은 지난해 11월에 이어 지난 16일 8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제주항공, 진에어, 에어부산 등도 지난해 하반기에 1,000억 원 내외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비용 절감 노력은 기본이다. 제주항공은 비용 절감을 위해 임차 기간이 만료되는 항공기 중 상당수를 반납할 예정이다.
하지만 외부 자본 확충과 비용 절감만으론 유동성 위기를 타개할 수 없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결국 영업활동을 통해 수익을 내야 한다는 얘기다. LCC들은 국내선과 무착륙 관광비행 등으로 수익을 내고 있지만, 치열한 특가 경쟁 속에서 수익률은 미미하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이런 가운데 제주항공은 9월 5일간의 추석 황금연휴를 겨냥, 항공업계 최초로 크라우드 펀딩을 통한 여객 모집에 나섰다. 제주항공은 인터파크투어와 함께 대만·사이판·괌·푸꾸옥·보홀·다낭 등 6개 노선의 전세기 이용 고객을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와디즈'를 통해 이날부터 다음 달 5일까지 모집한다. 출발시점까지 운항노선 간 자가격리 미해제 및 코로나 특수상황으로 운항이 어려울 경우 100% 환불이 가능하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이번 항공권 펀딩은 포스트 코로나 이후 여행에 대한 희망과 기대를 반영했다"며 "향후 항공업계의 새로운 트렌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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