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금호석화 경영권 분쟁서 박찬구 회장 지지
조원태 한진 회장의 대한한공 사내이사 선임은 반대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
국민연금이 가족 간 벌이고 있는 금호석유화학 경영권 분쟁에서 조카 박철완 상무 대신 삼촌 박찬구 회장을 지지하기로 했다. 또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대한항공 사내이사 선임에는 반대표를 행사하기로 했다.
24일 국민연금기금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수탁위)에 따르면 수탁위는 전날 10차 회의를 개최하고 26일 열리는 금호석유화학 주주총회에서 박 회장 쪽이 제시한 안건에 모두 찬성하겠다고 밝혔다.
박 회장과 박 상무는 주총을 앞두고 이익 배당, 사내외사 및 사외이사 선임 등 모든 안건에서 부딪히고 있다. 전날 국민연금 결정으로 금호석유화학의 경영권 분쟁은 더 뜨거워졌다.
박 상무는 개인 주주 중 가장 많은 10.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박 회장은 본인 지분이 6.69%로 박 상무에 못 미치나 아들, 딸 몫까지 더하면 14.84%다. 여기에 지분 8.16%를 갖고 있는 2대 주주 국민연금까지 우군으로 얻으면서 박 회장은 박 상무와의 경영권 분쟁에서 유리한 위치에 올라섰다.

박철완 금호석유화학 상무가 11일 오전 서울 중구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금호석유화학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제안을 하고 있다. 최근 경영권 분쟁이 불거진 박 상무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처음으로 직접 입장을 밝혔다. 뉴스1
수탁위는 박 상무가 금호석유화학을 지휘하게 되면 경영진 교체에 따른 불확실성이 커지는 점을 우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수탁위가 박 상무 측 안건을 일부 받아들인 것도 있었다. 국민연금은 박 상무를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은 찬성하기로 했다. 박 회장 체제를 견제하려면 박 상무가 사내이사로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인식이다.
수탁위는 26일 대한항공 주총에서 조원태 한진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을 반대하기로 했다. 아시아나 인수계약 체결 과정상 실사 미실시 등 주주권익 침해 행위에 대해 감시를 소홀히 한 점을 문제 삼았다. 대한항공 지분을 8.11% 보유하고 있는 국민연금은 한진칼과 특수관계인(31.13%)에 이은 2대 주주다.
수탁위는 26일 우리금융지주 주총에서도 이사 선임 안건을 두고 이원덕 사내이사 외에 4명의 사외이사에 대해 모두 반대하겠다고 했다. 이들이 해외금리연계 집합투자증권(DLF) 불완전판매에 따른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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