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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에서만 느낄 수 있는 사계절 풍경, 박물관서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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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에서만 느낄 수 있는 사계절 풍경, 박물관서 만나다

입력
2021.03.23 18:23
수정
2021.03.23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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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 만에 개편한 민속박물관 전시실
한옥마을 실감 영상 넣어 흥미 유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조선시대 달력 등 전시도

실감형 전시관 '한옥에서의 사계절 풍경과 삶'의 전경. 경북 경주 양동마을에서 촬영한 영상을 바탕으로 제작됐다. 국립민속박물관 제공

실감형 전시관 '한옥에서의 사계절 풍경과 삶'의 전경. 경북 경주 양동마을에서 촬영한 영상을 바탕으로 제작됐다. 국립민속박물관 제공


‘봄이로다 봄이로다 잇때가 봄이로다 종달새 흥에 겨워 춤추며 노래하고 거룩하다 봄의 힘은 미물에 흥취까지.’

100년 전의 봄도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은 듯하다. 1,900년대 봄 풍경을 담은 가사지 ‘꽃노래’에는 봄을 맞이한 설렘이 담겨 있었다. 23일 오전 서울 경복궁 내 자리한 국립민속박물관. 전시 주제와 공간, 전시품을 12년 만에 전면 개편한 상설전시관2 ‘한국인의 일 년’에 들어서자 봄의 정취가 느껴졌다.

이어 여름, 가을, 겨울 등 계절에 따라 우리 조상들이 살아온 삶이 펼쳐졌다. 민속박물관 김형주 학예연구사는 “이전 전시관이 24절기 위주였다면, 개편한 전시관은 계절에 따른 세시풍속을 중심으로 전시를 구성했다”고 말했다. 예컨대 기산 김준근의 풍속화를 통해 정월 초하루부터 정월대보름까지의 시기엔 널뛰기를, 단오 때에는 그네뛰기를 한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전통 시기(왼쪽)와 근현대 시대(오른쪽)의 여름 더위나기 변화를 엿볼 수 있다. 국립민속박물관 제공

전통 시기(왼쪽)와 근현대 시대(오른쪽)의 여름 더위나기 변화를 엿볼 수 있다. 국립민속박물관 제공


전통 시기와 근현대 시기의 자료가 대칭되게 배치 돼 풍속의 변화상을 파악할 수 있는 점도 인상적이다. 과거엔 부채와 죽부인으로 여름을 이겨냈다면, 20세기 들어서는 선풍기와 빙수기계가 더위를 극복하는 도구로 사용됐음을 알 수 있다.

김종대 국립민속박물관장은 23일 오전 기자간담회에서 "방향성 설정 없이는 살아남기 어렵다"며 "밀레니얼 세대가 와서 친근하게 볼 수 있는 박물관을 만들기 위해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립민속박물관 제공

김종대 국립민속박물관장은 23일 오전 기자간담회에서 "방향성 설정 없이는 살아남기 어렵다"며 "밀레니얼 세대가 와서 친근하게 볼 수 있는 박물관을 만들기 위해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립민속박물관 제공


전시장 후반부로 오면 한옥에서의 사계절 풍경과 삶을 엿볼 수 있다. 경북 경주 양동마을 풍경을 담은 실감 영상이 나오는데, 실제로 한옥에 앉아 비가 오는 모습을 감상하거나 눈이 내린 풍경을 보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국립민속박물관 상설전시관2에 전시돼 있는 수계도권의 일부분. 수계도권은 음력 3월 3일 삼짇날에 서울에 거주하는 역관, 향교 교육관 등 30여명이 냇가를 찾아 흐르는 물에 몸을 씻어 묵은 나쁜 기운을 털어버리고 복을 기원하는 의식인 수계를 지내는 모습을 담은 그림이다. 국립민속박물관 제공

국립민속박물관 상설전시관2에 전시돼 있는 수계도권의 일부분. 수계도권은 음력 3월 3일 삼짇날에 서울에 거주하는 역관, 향교 교육관 등 30여명이 냇가를 찾아 흐르는 물에 몸을 씻어 묵은 나쁜 기운을 털어버리고 복을 기원하는 의식인 수계를 지내는 모습을 담은 그림이다. 국립민속박물관 제공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조선시대 달력인 ‘경진년대통력’, 우리나라 최초의 주화인 ‘건원중보’ 등이 전시돼 있어 귀한 자료를 눈으로 직접 보는 재미도 있다.

12년 만에 전면 개편한 국립민속박물관의 상설전시관2는 장애인을 배려하는 전시 기법을 시도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사진은 시각장애인을 위해 마련한 촉각 전시물(왼쪽)과 점자 설명문이다. 국립민속박물관 제공

12년 만에 전면 개편한 국립민속박물관의 상설전시관2는 장애인을 배려하는 전시 기법을 시도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사진은 시각장애인을 위해 마련한 촉각 전시물(왼쪽)과 점자 설명문이다. 국립민속박물관 제공


계절의 흐름대로 진행되다 보니 전시를 보고 나오면 1년이 지나간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박물관 측은 코로나19로 힘겨웠던 지난 날을 위로하는 전시가 되길 기대했다. 전시장 끝에서 만나게 되는 문구는 묵직하게 다가온다. “한 해가 가고 새로운 해가 다가온다. 예나 지금이나 우리의 삶은 그렇게 흘러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채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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