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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원전 처리에 10년간 138조원 써… 앞으로도 첩첩산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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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원전 처리에 10년간 138조원 써… 앞으로도 첩첩산중

입력
2021.03.23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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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일본 후쿠시마현 소재 도쿄전력 후쿠시마 제1원전에 폐로 작업을 위한 크레인이 여러 개 설치돼 있다. 10년 전 사고 때 수소폭발로 앙상한 철근을 노출했던 원전 건물은 커버로 상흔을 감췄다. 후쿠시마=연합뉴스

3일 일본 후쿠시마현 소재 도쿄전력 후쿠시마 제1원전에 폐로 작업을 위한 크레인이 여러 개 설치돼 있다. 10년 전 사고 때 수소폭발로 앙상한 철근을 노출했던 원전 건물은 커버로 상흔을 감췄다. 후쿠시마=연합뉴스

10년 전 동일본 대지진으로 발생한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 처리에 들어간 비용이 현재까지 13조3,000억 엔(약 138조 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정부는 원전 폐로 작업을 포함해 총 21조5,000억 엔이 소요될 것으로 판단하지만, 실제 비용은 이를 훌쩍 뛰어넘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23일 도쿄신문은 자체 취재 결과 원전 사고 후 10년 동안 폐로 작업에 1조5,000억 엔, 이재민 손해 배상에 7조 엔, 토양의 방사능 오염을 제거하는 제염 작업에 4조8,000억 엔 등 사고 처리에 총 13조3,000억 엔이 들어간 것으로 파악됐다고 보도했다.

일본 정부가 2016년 전망한 사고처리 비용은 폐로에 8조 엔, 손해배상에 7조9,000억 엔, 제염에 5조6,000억 엔 등 총 21조5,000억 엔이다. 이 중 폐로 작업은 진행이 더뎌 전망치의 20%도 쓰지 못한 반면 배상과 제염에는 80%를 넘는 비용이 지출됐다.

이 비용은 사실상 국가 소유인 도쿄전력과 일본 국민의 부담으로 충당되고 있다. 폐로 비용은 도쿄전력이 자사 수익에서 부담하고, 배상과 제염 비용은 먼저 국채를 발행해 정부가 대신 낸 다음 도쿄전력을 비롯한 전력 회사들이 1년에 약 2,000억 엔씩 갚기로 돼 있다. 도쿄전력의 주식을 매각해 제염 비용을 충당한다는 계획도 있지만 현재 주가가 너무 낮은 상태다.

이런 상환 계획으로 단순 계산하면 완전 변제까지 30년이 걸린다고 한다. 하지만 문제는 비용이 계속 늘어난다는 것이다. 일본 정부는 폐로 작업을 2041~51년까지 끝낸다는 계획이지만 달성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많다. 폐로 작업에는 녹아 내린 핵연료 잔해(데브리) 추출이 긴요하지만 내부의 고농도 방사선량을 극복하기 어려운 기술적 한계로 아직 시작조차 못했다. 빗물과 지하수 유입으로 오염수가 계속 발생하고 있어, 처리 및 보관 비용은 더 늘어난다. 이밖에 손배 소송이 계속되고 있고 방사능 수치가 높은 귀환곤란 지역에 대한 제염 작업도 해야 해, 손해 배상 및 제염 비용도 전망치를 초과할 것으로 보인다고 도쿄신문은 설명했다.

실제로 민간 연구소인 일본경제연구센터는 폐로 작업을 계속하면 40조~80조 엔이 소요될 것으로 2019년 추산했다. 센터는 기술적 가능성이 생길 때까지 폐로를 당분간 보류하고 체르노빌처럼 원전을 콘크리트로 덮는 방법을 쓰더라도 35조 엔이 소요된다고 추산했다.

도쿄= 최진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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