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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법정 처음 선 북한인 혐의는? "北 정찰총국 연계 자금세탁 관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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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법정 처음 선 북한인 혐의는? "北 정찰총국 연계 자금세탁 관여"

입력
2021.03.23 15:30
수정
2021.03.23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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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법무부, 말레이시아 신병 인도 북한인 혐의 공개

김유성(앞줄 왼쪽 두 번째) 말레이시아 주재 북한 대사대리가 21일 양국 단교 선언에 따라 말레이시아를 떠나면서 쿠알라룸푸르 대사관 앞에서 성명을 읽고 있다. 쿠알라룸푸르=EPA 연합뉴스

김유성(앞줄 왼쪽 두 번째) 말레이시아 주재 북한 대사대리가 21일 양국 단교 선언에 따라 말레이시아를 떠나면서 쿠알라룸푸르 대사관 앞에서 성명을 읽고 있다. 쿠알라룸푸르=EPA 연합뉴스


미국에서 재판받는 첫 북한인 문철명(55)씨가 북한의 대외공작을 총괄하는 정찰총국과 연계돼 있다고 미 법무부가 22일(현지시간) 밝혔다. 문씨가 이날 워싱턴 연방법원 법정에 처음 출석하는 등 재판 절차도 속전속결로 진행되고 있다. 북한이 문씨 신병 인도에 반발해 말레이시아와 단교까지 간 상황이라 이번 재판은 북미관계에도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높다.

미 법무부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문씨의 법정 출석 사실을 밝히며 범죄 혐의도 공개했다. 문씨가 2013년 4월부터 2018년 11월까지 공범과 함께 미국 금융시스템에 부정하게 접근하는 방식으로 150만 달러(약 17억 원)가 넘는 자금세탁에 관여했다는 내용이다. 법무부는 “문씨는 미국과 유엔의 제재 대상인 정찰총국과 연계돼 있다”며 “자금세탁은 북한에 사치품을 조달하려는 계획의 일환”이라고 지적했다.

미 법무부에 따르면 문씨는 유령회사를 앞세우고 가명으로 된 은행 계좌를 사용해 국제계좌 송금 시 북한 기관이 드러나지 않도록 했다. 이 같은 고의 은폐를 통해 미국 은행이 북한 기관에 이익이 되는 미국 달러 거래를 하게 된 것이라고 법무부는 덧붙였다. 존 데머스 법무부 국가안보 담당 차관보는 “문씨는 미국과 유엔이 북한에 부과한 제재를 회피하기 위해 은행을 속이고 자금을 세탁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문씨는 2019년 5월 14일 말레이시아에서 체포됐다. 그보다 12일 앞서 문씨를 기소했던 미국은 2년 가까이 문씨의 신병 인도를 요청했고 지난 10일 말레이시아 대법원이 이를 허가하면서 문씨는 미국으로 넘겨졌다.

북한은 19일 말레이시아와 단교를 선언하고 21일 쿠알라룸푸르 주재 북한대사관 직원들을 철수시키면서 “이번 사건은 미국의 극악무도한 정책으로 만들어진 반북(反北) 음모의 산물”(김유성 북한 대사대리)이라고 비난한 바 있다. 재판이 진행될수록 북한의 반발이 거세질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미 국무부는 문씨 관련 질문에 “미국은 북한의 비핵화에 전념하고 있다”는 원론적 답변만 내놓는 등 일단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워싱턴= 정상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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