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폼페이 '최후의 날', 유독가스 덮쳐 순식간에 초토화

입력
2021.03.23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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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쇄류 10~20분 만에 도시 습격
시민들 일상 즐기다 질식사 추정

폼페이의 고대 로마 유적지 너머로 베수비오 화산이 보인다. 폼페이=EPA 연합뉴스

폼페이의 고대 로마 유적지 너머로 베수비오 화산이 보인다. 폼페이=EPA 연합뉴스

화산 대폭발로 역사에서 사라진 폼페이 ‘최후의 날’ 당시 용암이 아닌 유독가스와 화산재가 시민들을 죽음으로 몰고 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22일(현지시간) 서기 79년 베수비오 화산이 폭발할 때 폼페이에 화쇄류가 약 15분 동안 지속된 사실을 이탈리아와 영국 연구진이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화쇄류는 화산 폭발로 생겨난 유독가스와 화산재 등이 공기를 타고 빠르게 퍼져나가는 현상이다. 화산 폭발이 유발하는 재해 중 가장 위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진은 폼페이 시민들의 떼죽음에는 용암이 아닌 화쇄류 여파가 훨씬 컸다고 결론 내렸다. 화쇄류가 폭발 직후 시속 수백㎞ 속도로 퍼져 용암보다 빨리 폼페이를 덮쳤다는 것이다. 폼페이는 베수비오 화산에서 10㎞가량 떨어져 있어 폭발 이후 10~20분 안에 화쇄류가 도시를 뒤덮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화산 폭발로 폼페이 시민 2,000여명이 사망했다.

연구 결과가 맞다면 시민들은 집안이나 거리에서 일상생활을 하다 그대로 질식사했을 것으로 보인다. 화쇄류에 포함된 유독가스가 100도가 넘는 고온인데다, 화산재 등 이물질도 섞여 있어 대피할 겨를도 없이 변을 당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연구에 참여한 한 관계자는 신문에 “이번 연구가 폼페이의 멸망 상황을 재구성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폼페이는 콜로세움에 이어 이탈리아에서 두 번째로 많은 관광객이 찾는 명소다. 유적지 보존 상태가 훌륭하고 고고학적 가치도 커 1997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됐다. 지금도 각종 문화 유적이 발굴되고 있다.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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