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에 쟁여놓자니 2~5배 오른 가격 부담
"파 사서 요리하느니 완성품이 저렴"
최근 대파 가격이 급등하면서 파 소비 패턴도 변하고 있다. 파는 대량 구매 후 냉장고에 쟁여놨다가 필요할 때마다 꺼내 쓰는 대표적인 식재료인데 가격 부담이 너무 커진 탓이다. 이에 생파보다는 대체할 수 있는 파 활용 반찬을 더 많이 사거나 손질된 한끼용 대파를 소량만 구매하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23일 장보기 애플리케이션(앱) 마켓컬리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달 21일까지 파김치 판매량은 전년 동기보다 69% 급증했다. 판매량 1위인 배추김치(41% 증가)를 뛰어넘는 상승폭이다. 총각김치(8%) 깍두기(7%) 오이소박이(6%) 등 다른 인기 상품군 증가율과도 비교가 되지 않는다.
파김치 인기로 김치 판매량 순위에도 변화가 생겼다.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동안 매년 배추김치, 백김치, 열무김치가 1~3위였는데 올해 들어선 파김치가 열무김치를 끌어내리고 처음으로 3위에 올랐다. 파김치뿐 아니라 파를 사용한 쪽파 장아찌와 파전 판매량도 같은 기간 각각 193%, 141%씩 폭발적으로 늘었다.
파김치나 파가 재료인 반찬에 지갑이 열린 건 대파, 쪽파 등 파 가격 상승과 맞물려 있다. 소비자들이 비싼 파를 직접 사기보다는 파가 들어간 완성품 구매가 더 이득이라고 판단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김치나 반찬은 미리 대량으로 만들어 두는 제품이라 가격이 원재료 인상폭만큼 즉시 오르지 않는 경향이 있다.
마켓컬리 파김치의 경우에도 지난달 한 차례 8,900원에서 9,900원으로 1,000원 올랐다. 파 가격 인상폭이 적게는 두 배에서 많게는 5배 가까이 되는 것을 고려하면 인상률이 높지 않다. 쪽파 장아찌와 파전 가격은 아예 변동이 없다.
반면 지난해 12월 말 4,000원대였던 흙대파(마켓컬리 1단 기준)는 올해 2월 중순 6,500원, 이달 초에는 7,400원까지 올랐다가 현재 6,900원이다. 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도매가격 집계로는 1㎏에 5,012원(이달 22일 기준)으로 한 달 전(5,728원)보다 소폭 내렸지만 1년 전(1,045원)보다는 4배 넘게 비싸다.
마켓컬리 관계자는 "파의 잎몸만으로 구성한 손질 대파 판매량이 오히려 6% 늘었는데, 대량으로 저렴하게 파를 구매할 수 없으니 한끼 식사를 위해 조금만 구매하는 소비자가 생겼기 때문"이라며 "내달부터는 봄 대파가 출하돼 대파 가격이 안정세를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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