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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판매대리점 차고의 모습. 연합뉴스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압도적으로 질주해 온 미국 테슬라가 흔들리고 있다. 예기치 못한 중국 정부의 '금지령'에 더해 경쟁사인 완성차 업체들의 거센 도전까지 밀려오면서 테슬라에 대한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테슬라의 미래 가치에 대한 의문이 증폭되자, ‘천슬라(주당 1,000달러)'를 향해 가던 주가도 최근 들어 급락했다. 이로 인해 국내 ‘서학개미(해외투자자)’를 포함한 전 세계 투자자들의 피해도 우려되고 있다.
①'세계 최대' 중국 시장 지켜낼까
2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최근 자국 군인과 국영기업 직원들에게 테슬라 차량 이용을 금지했다. 테슬라가 전기차 카메라와 센서를 통해 수집하는 각종 데이터가 국가안보에 위험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특히 군시설의 경우 테슬라 차량의 출입 자체가 금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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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물_테슬라 지난해 판매량 중 중국 비중
전문가들은 중국의 이번 조치에 대해 미국 정부가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인 ‘화웨이’를 제재한 것에 대한 보복 조치라고 분석했다. 테슬라는 양국 간 ‘신냉전’ 사이에서 경우에 따라선 최대 시장인 중국을 포기해야 할 위기에 봉착한 셈이다. 실제 중국은 지난해 테슬라 판매량(약 50만 대)의 29.5%에 해당하는 14만7,445대가 팔린 대형 시장이다. ‘모델3’는 지난해 13만9,925대가 팔리면서 중국 전기차 판매 1위를 차지했다. 테슬라는 중국 시장 공략을 위해 20억 달러(약 2조2,000억 원)를 투입, 상하이(上海)에 연간 45만 대 생산이 가능한 ‘기가팩토리’를 건립하기도 했다.
이번 조치는 중국 군인과 군사 관련 국영기업에 제한됐지만, 향후 민간 기업들로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사태의 심각성이 커지자, 테슬라에서도 진화에 나섰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모든 정보에 대해 기밀을 유지하고, 어느 국가에도 고객 정보를 넘기지 않는다”며 “중국을 비롯한 어디서든 간첩 활동에 쓰였다면 우리는 문을 닫겠다”고 강조했다.
②'논테슬라'의 거센 추격, 뿌리칠까
경쟁사의 거센 도전도 위협적이다. 지난해까지 발톱을 드러내지 않았던 전통 자동차 업체들이 올해부터 ‘차세대 전기차’를 속속 출시하면서 본격적인 추격에 나선 것. 세계 1위 자동차 업체 폭스바겐은 이달 초 전기차 판매량을 유럽 내 자동차 판매량의 70%로 늘리겠다고 선언했다. 이를 위해 2025년까지 420억 달러(약 47조 원)를 투입해 2025년 테슬라를 추월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E-GMP’ 플랫폼 기반의 ‘아이오닉5’, ‘EV6’ 등 신형 전기차 3종을 출시해 유럽, 미국 등에서 테슬라와 경쟁에 나선다. GM, 포드 등 전기차에 취약했던 미국 자동차 업체들도 올해부터 본격적인 전기차 양산에 나서며, 테슬라의 독주에 제동을 건다는 방침이다. 이미 유럽, 중국에서는 르노, 울링홍광 등 현지 업체들에 추격을 당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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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물_중국 내 전기차 판매 순위
전문가들은 올해 완성차 업체들의 전기차가 테슬라의 시장점유율을 끌어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테슬라가 강점으로 내세웠던 △주행거리 △오토파일럿 주행보조시스템 △무선업데이트(OTA) 등에 대한 기존 완성차 업체와의 기술 격차가 크게 좁혀졌기 때문이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이 테슬라 차량이 낸 23건의 충돌사고를 정밀 조사하면서 테슬라는 기술력에 대한 의구심이 커진 상태다.
최영석 한라대 스마트모빌리티공학부 교수는 “첨단기술 측면에서 테슬라가 여전히 기존 자동차 업체들보다 2~3년가량 앞서 있지만, 양산 품질 측면에서는 5~6년 뒤처진다”며 “현재 주력 시장인 미국에서도 정부가 포드, GM 등에 긍정적인 신호를 주고 있어 테슬라의 시장 점유율 하락은 예정된 수순”이라고 말했다.
③'혁신'의 꿈, 언제쯤 현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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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물_테슬라 주가 추이
각종 악재가 겹치면서 테슬라 주가 변동성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 740% 이상 급등했던 테슬라 주가는 올 1월 25일 장중 900.40달러까지 치솟았다가 지난 8일 563달러(종가기준)까지 추락했다. 다시 650달러 선으로 낙폭을 회복했지만, 향후 방향은 종잡을 수 없는 상황이다. 미국 투자운용사인 ‘아크인베스트’는 테슬라 목표주가를 3,000달러로 상향조정했지만, 시장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이는 테슬라의 ‘혁신’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사그라들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테슬라 주가에는 이미 테슬라(전기차·자율주행)-스페이스X(우주·화성여행)-뉴럴링크(의료)-보링컴퍼니(교통산업)-스타링크(위성인터넷) 등으로 연결되는 플랫폼(테슬라 월드)에 대한 가치가 반영돼 있다. 하지만 대부분이 장기 프로젝트로 현실화되는데 상당 시간이 소요된다. 정구민 국민대 전자공학부 교수는 “테슬라가 전기차, 자율주행 분야를 제외하면 당장 수익을 낼 수 있는 사업이 없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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