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시도서 발사 102분 만에 교신
시스템 정상 작동·궤도 안착 확인
"민간 주도 우주산업 신호탄 쐈다"
기술적 문제로 한 차례 발사가 연기됐던 '차세대중형위성 1호'가 22일 우주로 올라갔다. 목표 궤도에 안착해 1시간 42분 만에 발사 성공의 기준인 지상과의 교신까지 무사히 마쳤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날 오후 3시 7분(현지시간 오전 11시 7분)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 우주센터에서 차세대중형위성 1호가 성공적으로 발사됐다고 밝혔다. 당초 20일 발사 예정이었지만 위성을 우주궤도까지 올려주는 발사체 장비 문제로 발사자동절차가 중단됐다가 이날 재시도 끝에 발사에 성공했다.
러시아 소유즈 발사체에 탑재된 차세대중형위성 1호는 발사 이후 64분쯤 지나 고도 약 484㎞ 근지점(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점)에서 발사체로부터 분리됐다. 이어 38분 후 노르웨이 스발바르 지상국과 첫 교신에 성공했다. 교신을 통해 본체 시스템이 문제없이 작동하고, 근지점 484㎞와 원지점(지구에서 가장 먼 점) 508㎞로 이뤄진 타원궤도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것이 확인됐다.
이 위성은 정부출연연구소인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 주관으로 약 6년간의 노력 끝에 국내 기술로 완성한 정밀지상관측용 저궤도 실용급 위성이다. 과기정통부와 국토교통부 예산 등 총 1,579억 원이 투입됐다. 고도 497.8㎞ 궤도에서 6개월 동안 초기운영과정을 거쳐 올해 10월부터 임무수명인 4년 동안 농림상황, 수자원 등 관측 영상을 제공한다. 국토부는 위성이 보내온 영상을 재해나 재난 대응, 자원 관리 등에 활용할 계획이다.
차세대중형위성 1호 발사 성공은 민간 우주산업 발전의 신호탄이라는 측면에서 업계의 기대가 높다. 항우연은 개발 과정에 산업체 공동설계팀을 참여시켰고, 2호부터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설계부터 제작까지 총괄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1호 위성이 복제 가능한 플랫폼 형태로 제작된 것도 2호 개발 기간과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다. 민간 주도의 우주산업 생태계 확장을 유도하는 전략이다.
최기영 과기정통부 장관은 발사 성공 직후 현지에 있는 연구진과의 통화에서 "항우연이 쌓아온 위성개발 기술과 경험을 민간으로 이전해 위성 산업을 활성화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며 "코로나19로 어려운 시기에 과학기술이 국민 삶의 질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희망을 제시했다는 점에서도 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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