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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테크' 열풍에...20년 파 농부 "이런 값 받기는 처음이라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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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테크' 열풍에...20년 파 농부 "이런 값 받기는 처음이라 감사"

입력
2021.03.23 09:40
수정
2021.03.23 09:43
0 0

진도 파농부 "작년 11월에 파값 높지 않았는데"
"올해는 파 묘종량 엄청 늘어 올 겨울 걱정"

서울의 대형마트에서 한 시민이 파를 집고 있다. 뉴스1

서울의 대형마트에서 한 시민이 파를 집고 있다. 뉴스1

겨울 대파 값이 유례없이 상승하면서 이른바 '금(金)파'라는 말이 생기고, 파와 재테크를 합친 '파테크' 열풍이 부는 가운데 20년 동안 파 농사를 지어 온 한 농부조차 "이런 (판매) 가격을 받아보긴 처음"이라며 놀라고 있다.

전남 진도에서 파를 길러 온 손정훈씨는 22일 YTN라디오 '슬기로운 라디오 생활'에서 '산지에서도 판매 가격이 상승했느냐'는 질문에 "초반에 파신 분들은 예년 수준이었지만, 파 값이 상승하면서 나중에 파신 분들은 고가에 판매했다"고 전했다.

손씨에 따르면 대부분의 파 농가에서는 평당으로 매매하며, 산지 유통인과 같이 포전 거래를 하고 있다. 포전 거래는 일명 '밭떼기 거래'로, 밭을 평당 얼마씩의 가격을 받고 통째로 넘기는 것을 말한다.

손씨는 올해 평당 가격이 "초반 시작가는 1만5,000원 선이었지만 후반에 가면서 2만 원이 조금 넘었다"며 "아무래도 가격이 좋으면 포전 거래 가격도 따라서 올라가니까 상승한 가격에 농산물을 팔 수 있으니 좋다"고 말했다.

그는 파 가격 상승에 대해 "재배 면적도 줄고 날씨도 안 좋은 부분이 많아 생육이 떨어졌다"면서 "그래서 가격이 많이 상승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지난해 말에는 파 가격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고 했다. 그는 "작년 11월께 (파를) 판매하신 분들은 물건이 좋아도 고가를 못 받았다"며 "당시에는 시장 가격이 많이 올라가지 않았고 2월쯤 파신 분들이 가장 고가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결국 1, 2월에 파를 판매한 농부들은 좋은 가격에 판매를 했다는 것. 손씨는 "20년 동안 처음 있는 일"이라며 "이런 가격 받아보긴 처음"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농산물 가격은 아무도 모르고 예측할 수가 없는 건데 이런 가격을 받았다는 건 농민 입장에선 감사한 일"이라며 "이런 돈을 받아본 적이 없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주변 농가에서 파 농사를 늘리는 것을 걱정하기도 했다. 손씨는 "종묘사에서 판매된 (파) 묘종량이 엄청난가 보다"며 "올 겨울이 걱정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재배 면적이 늘면 가격이 떨어질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손씨는 매년 오락가락하고 예측 불가능한 농산물 가격 정책에 대해 "경매 제도를 보완할 만한 대책이 있었으면 한다"며 "현 정부에선 도매인제를 추진하는 것 같은데 그게 된다고 해서 농가들 수익이 (늘어나게) 될지 잘 모르겠다"고 아쉬워했다.


"높은 파 값은 봄 대파 출하되면 안정 찾을 것"

대파 가격 상승으로 집에서 손쉽게 키워 먹는 '파테크'가 인기를 끄는 가운데 19일 롯데마트 광주수완점 직원들이 대형 화분과 배양토, 식물 전용 영양제 등 관련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롯데백화점 제공

대파 가격 상승으로 집에서 손쉽게 키워 먹는 '파테크'가 인기를 끄는 가운데 19일 롯데마트 광주수완점 직원들이 대형 화분과 배양토, 식물 전용 영양제 등 관련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롯데백화점 제공

집에서 직접 파를 키우는 파테크까지 유행할 정도로 올들어 파 값 상승은 '밥상 물가'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동훈 한국물가정보 연구원은 이날 같은 라디오에서 "올해 대파 한 단 기준 최고 가격은 2월 4주와 3월 1~2주간 6,000원이었다"며 "작년 같은 기간 대비 약 4배 비싼 수준"이라고 밝혔다.

그는 "현재는 최고 가격을 기록했던 6,000원보다 1,000원 하락한 5,000원으로 2주 연속 가격이 유지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연구원에 따르면 대파 가격이 상승한 건 날씨 영향뿐 아니라 최근 3년 동안 대파 가격이 지속적으로 약세를 보였고, 특히 지난해에는 대파 농사가 풍작으로 공급은 충분했는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수요가 적어 가격이 폭락했다.

그 영향으로 대파 재배 면적이 줄었는데, 역대 최장 기간을 기록한 장마에 이어 겨울철 한파 등으로 인해 작황부진 속에 가격이 치솟았다는 것.

그러면서 3월 말쯤에는 가격이 내려갈 것으로 전망했다. 이 연구원은 "최근 대파 수입량이 대폭 늘면서 공급 부족 현상이 어느 정도 해소됐고, 국산 대파도 높은 가격에 대한 기대로 재배 면적이 증가한 가운데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봄 대파 작황력이 회복되고 있다"며 "전국적으로 봄 대파의 본격 출하가 시작되면 가격이 점차 안정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강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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