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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아홉번 재활용 '귀한 몸' 소주병...재활용 과정은 '첩첩산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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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아홉번 재활용 '귀한 몸' 소주병...재활용 과정은 '첩첩산중'

입력
2021.03.22 22:00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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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학, 소주업계 최초? '순환자원인정'?
친환경 재활용, 비용절감 효과 '일석이조'

종합 주류회사 무학은 폐유리병을 환경친화적으로 이용·관리해 낙동강유역환경청으로부터 순환자원 인정서를 받았다고 22일 밝혔다. 사진은 종합주류회사 무학. 연합뉴스

종합 주류회사 무학은 폐유리병을 환경친화적으로 이용·관리해 낙동강유역환경청으로부터 순환자원 인정서를 받았다고 22일 밝혔다. 사진은 종합주류회사 무학. 연합뉴스

일회용품이 판치고 있는 세상에 최대 아홉 번 환생하는 물건이 있다. 직장인들의 팍팍한 삶을 녹이는 소주를 담은 병, 소주병. 생산에 드는 비용을 감안하면, 또 담배꽁초, 기름에 오염된 채 회수되는 현실을 고려하면 한 번 쓰이고 버려질 법도 하지만 특수세척을 거쳐 아홉 번의 생을 살고 있다.

경남의 종합주류업체 무학은 낙동강유역환경청으로부터 순환자원인정을 받았다고 22일 밝혔다. 소주 업계에서는 최초다. 국내 10여 종의 소주가 경쟁하고 있지만 재활용은 물론, 버려지는 유리병까지 자원으로 쓸 수 있도록 배출한 점이 눈에 띈다.

무학 관계자는 “회수 뒤 세척을 해서 재사용하는 것은 물론, 깨져 재사용할 수 없는 병도 이물질을 말끔히 제거한 뒤 파쇄, 유리병 원료로 바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이 같은 노력을 평가 받아 환경청으로부터 순환자원 인정을 받았다”고 말했다.

소주병이 재사용되기 위해선 엄격한 세척과정을 밟는다. 재활용 가능한 빈 병을 골라내는 과정을 통과한 병은 고온 살균·세척·건조 및 육안·고성능 카메라 검사 단계를 거친다. 무학 관계자는 “폐기물을 일정량 이상을 재활용하도록 의무화한 '생산자 책임 재활용제' 덕도 있지만, 소주병은 소주 한 병 생산원가의 3분의 1을 차지할 만큼 귀한 몸”이라고 말했다. 소주병 생산단가는 150원이다.

빈 병을 재사용 가능한 상태로 세척하는 데 드는 비용은 50원. 소주업체들이 까다로운 세척 과정을 반복하는 것은 결국 비용 문제. 파쇄해 재활용할 경우 이보다 많은 150원이 든다. 또 이처럼 소주병 재활용이 가능해진 것은 2009년 국내 소주 제조업체들이 '소주 공병 공용화 자율협약' 덕분이기도 하다. 360㎖ 용량의 초록색 소주병이 표준용기로 통일된 데다 2017년 빈 용기 보증금제가 도입된 덕분이다. 현재 빈 병 재사용률은 70% 수준이다.

'순환자원 인정'은 환경정책상 폐기물 발생을 억제하고 발생된 폐기물을 적절하게 재활용 또는 처리하는 등 자원의 순환 과정을 환경친화적으로 이용·관리하는 업체에 발급된다.

창원= 이동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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