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지프스’ 성동일의 미스터리가 시청자들의 추리를 부르고 있다.
성동일은 JTBC 수목드라마 ‘시지프스: the myth’(극본 이제인 전찬호/연출 진혁)(이하 ‘시지프스’)에서 나쁜 것 같으면서도 또 어떨 때는 인간적인 면모를 드러내는 아시아마트의 사장 박형도 역을 맡아 선과 악의 경계를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빌런계의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
박사장은 아시아마트의 ‘다운로더’를 통해 밀입국한 사람들의 정착을 돕는 브로커다. 미래에서 건너 온 사람들이 단속국에 잡히지 않고 살아 남을 수 있도록 도와주고 그들에게서 수수료를 챙겨 받는 식이다. 물론 큰 돈을 기대하긴 어렵다. 밀입국자들이 슈트케이스 안에 돈이 안 되는 물건을 챙겨 오는 일이 다반사였기 때문이다. 한태술(조승우)은 이 점에 의문을 품었다. 5% 정착 확률에, 목숨 걸고 과거로 넘어왔는데, 남들처럼 한몫잡고 편하게 살 생각은 하지 않았다. 오히려 단속국에 계속해서 쫓겨야 하는 위험한 브로커 일을 계속 하고 있는 박사장을 수상쩍게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단속국에 붙잡혀 가는 상황에서도 직원 빙빙(이시우)에게 다운로더를 절대 끄지 말라며 으름장을 놓아 이러한 미스터리를 가중시켰다. 그가 다운로더에 이토록 집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뿐만이 아니다. 박사장은 한 달에 한번 비밀스럽게 은행에 들러 ‘김진희’라는 사람에게 매달 300만원을 보내고 있다. 한달 내내 퇴근도 안 하고 불철주야 일하는 아시아마트 직원의 급여가 180만원이라는 걸 생각하면 이는 꽤나 큰 돈임을 알 수 있다. 여기에 혹시라도 누가 볼까 주위를 살핀 후 수많은 위조 신분증 중 하나를 골라 송금하는 박사장의 은밀한 움직임은 궁금증을 증폭시켰다. ‘기브앤테이크’가 확실한 이해타산적인 박사장이 아무런 ‘테이크’ 없이 매달 300만원을 ‘기브’하는 이유는 무엇이며 계좌주 김진희와는 또 어떤 관계인지 시청자들의 열띤 추리가 이어지고 있다.
무엇보다 시청자들이 관심 있게 지켜보는 건 한태술과 박사장의 관계 변화 여부다. 한태술의 업로더 도면을 원하는 박사장과, 원하는 걸 내어줄 수 없는 한태술은 서로 척을 질 수밖에 없는 관계다. 게다가 한태술과 강서해(박신혜)는 계속 주는 것 없이 받기만 하며 그를 이용했고, 이로 인해 단속국에도 붙잡혀가며 박사장의 극한 분노를 유발했다. 갈등의 골이 점점 더 깊어질 수밖에 없었던 이유였다. 하지만 공동의 목표가 생기는 순간, 으르렁대면서도 상부상조하는 이들의 모습은 미묘한 희열을 자아냈다. 특히 ‘기브앤테이크’가 철저한 박사장이 몇 번이나 자신의 뒤통수를 친 한태술을 묘하게 봐주고, 은근히 도와주는 모습이 포착되면서 더더욱 박사장의 향후 행보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박사장은 과연 한태술의 아군으로 돌아서게 될까.
수상한 박사장 미스터리와 함께 시청자들의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는 ‘시지프스’는 매주 수, 목요일 오후 9시 JTBC에서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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