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브랜드에게 가장 중요한 차량은 ‘많이 팔리는 차량’도 있겠지만 모두의 선망을 받고, 최고의 가치를 집약한 존재, 즉 ‘플래그십 모델’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아우디 역시 마찬가지다. 과거의 V8의 뒤로 하고 새로운 네이밍 아래 브랜드의 최신 기술을 집약한 아우디 A8을 꾸준히 선보이고 있고, 그 어떤 차량보다 더욱 소중히, 그리고 더욱 정성껏 선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과연 아우디의 플래그십 세단, 아우디 A8은 어떤 과거와 이야기를 품고 있을까?
아우디 V8의 계보를 잇다
여느 아우디의 차량들과 같이 아우디 A8 역시 ‘새로운 네이밍 시스템’ 아래 과거의 존재의 계보를 곧바로 이어 받았다. 아우디 A8의 전신은 바로 1988년부터 1993년까지 판매되었던 아우디 V8이다.
브랜드의 플래그십 세단인 만큼 아우디 V8 역시 길쭉한 전장과 휠베이스, 그리고 넉넉한 공간을 갖췄을 뿐 아니라 우수한 성능의 V8 엔진과 콰트로 시스템, 그리고 MRC 등을 앞세워 탁월한 드라이빙 퍼포먼스를 제시했다.
하지만 시장에서의 실적은 그리 좋지 못했고, 아우디 역시 ‘플래그십 세단의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보다 합리적이고 ‘시장 친화적인 존재’가 필요하다는 걸 느끼게 했다. 결국 아우디는 ‘새로운 플래그십 세단 개발’에 박차를 가하게 된다.
1994-2002 / 아우디 플래그십의 새로운 시작, 초대 아우디 A8
초대 아우디 A8은 이전의 플래그십 세단, 아우디 V8과 유사한 모습을 하고 있지만 그 속은 상당한 차이를 갖고 있다. 먼저 플랫폼에 있어서도 기존의 폭스바겐 그룹 D1 플랫폼이 아닌 신형 모델인 ‘D2′ 플랫폼을 기반으로 개발되었다.
참고로 새로운 플랫폼은 아우디 스페이스 프레임 기술을 기반으로 하여 동급의 모델 대비 상당히 가벼운 차체를 갖게 되었다. 실제 콰트로 시스템을 더한 차량임에도 비슷한 시기에 데뷔했던 메르세데스-벤츠 S 클래스나 BMW 7 시리즈 대비 상당히 가벼운 무게를 자랑헀다.
플래그십 세단인 만큼 아우디 A8은 5,034mm라는 긴 휠베이스를 갖췄고, 롱 휠 베이스 사양은 3,010mm의 긴 휠베이스와 함께 5,164mm의 전장을 갖춰 넉넉한 공간과 우수한 존재감을 제시하는 모습이다.
디자인에 있어서는 기존의 V8과 큰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당대의 안전 및 디자인 기조를 반영한 ‘깔끔하고 명료한’ 아우디의 가치를 효과적으로 제시했다. 다소 심심한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이었으나 플래그십 세단의 가치를 제시하기엔 부족함이 없었다.
플래그십에 적합한 넉넉하고 넓은 공간, 그리고 고급스러운 소재를 적극적으로 채용할 뿐 아니라 보스 사운드 시스템을 적용하여 사용자 만족감을 높였다. 여느 아우디의 차량과 같이 다양한 파워트레인이 마련되었고, 고성능 모델 역시 함께 적용되었다.
여느 아우디의 차량과 같이 초대 A8 역시 고성능 모델인 S8을 선보였다. S8은 V8 4.2L 엔진을 통해 340마력이라는 성능을 자랑했고, 초대 A8의 종반에는 V12 6.0L 엔진을 탑재한 아우디 A8 W12 사양이 일시적으로 판매되며 ‘하이엔드 플래그십 세단’의 가치를 제시했다.
다만 시장에서의 실적은 아쉬웠다. 메르세데스-벤츠 S 클래스의 아성, 그리고 렉서스 LS의 글로벌적인 성장, 그리고 크리스 뱅글이 제시한 새로운 BMW 7 시리즈는 물론이고 폭스바겐 페이튼의 존재는 아우디 A8이 주목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쉽게 내주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2002-2009 / 브랜드 가치의 발산, 2세대 아우디 A8
시장에서의 성적을 떠나 ‘플래그십 세단의 가치’를 제대로 입증할 수 있었던 아우디 A8은 2002년, 세대 교체를 단행하며 새로운 시대를 시작한다.
아우디 A8은 세대 교체와 함께 폭스바겐 그룹 D3 플랫폼을 기반으로 차량의 전장과 휠베이스를 소폭 연장하였고, 특히 롱 휠 베이스 사양은 5,192mm와 3,074mm의 전장과 휠베이스를 제공했다.(후기형 기준)
디자인은 2004년의 페이스리프트 이전과 이후로 나뉘는데, 2세대 초기형은 기존 1세대 A8의 디자인을 조금 더 여유롭고 세련되게 다듬은 모습이다. 이전에도 그랬지만 특히 2세대 A8은 동시대의 A4이나 A6과 완전히 동일한 수준의 디자인을 통해 ‘패밀리 룩’의 진수를 제시했다.
여기에 2007년 한 번 더 진행된 페이스 리프트는 브랜드의 디자인 기조를 보다 확실히 담아냈다. 프론트 그릴을 새롭게 다듬어 싱글 프레임의 감성을 보다 명확히 제시하고 있으며, 선의 연출이나 라이팅의 디테일 등에 있어서 더욱 세련된 가치를 보다 효과적으로 과시했다.
초기에는 V6 가솔린 사양과 V8 가솔린 사양, 그리고 디젤 라인업 등이 중심을 이뤘고, 2004년에는 초대 A8에서 적용되어 눈길을 끌었던 W12 6.0L 엔진도 새롭게 다듬어져 적용되었다. 또한 V10 5.2 FSI 엔진을 탑재한 아우디 S8 사양도 있었는데 이는 람보르기니 가야르도와 아우디 R8의 엔진을 손질한 것이었다.
2세대 사양의 말미에는 안전 사양에 대한 적극적인 채용이 돋보였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플러스(ACC+)가 적용되었을 뿐 아니라 차선 유지, 사각지대 감지, 충돌 회피 등 다양한 기능이 더해져 ‘플래그십 세단의 가치’를 보다 효과적으로 제시했다.
덧붙여 2세대 A8 W12 콰트로의 경우, 프랑스 영화의 거장 중 하나인 ‘뤽 베송’의 ‘트랜스포터’ 시리즈 2편 ‘트랜스포터: 익스트림’의 주연 차량으로 등장하며 화제를 끌었다. 이를 기점으로 아우디는 트랜스포터 1편의 주연 차량이 BMW E38 745iL을 밀어내고, 3편인 라스트 미션과 ‘철저히 망한’ 트랜스포터 4편까지 주연 차량도 담당하게 된다.
2009-2017 / 기술의 발전을 품은 플래그십, 3세대 아우디 A8
3세대 아우디 A8은 기존의 A8과 완전히 다른 기반에서 시작되었다.
기존의 D 계열의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지만, D 플랫폼의 계승이 아닌 완전히 새롭게 개발된 모듈형 플랫폼, ‘폭스바겐 그룹 LMB’ 플랫폼을 기반으로 개발되었고 ‘기술에 대한 의지’를 보다 확실히 제시하는 모습이다.
공식적인 데뷔는 2009년 연말에 진행되었고 2017년까지 판매된 만큼 상당히 오랜 시간 동안 아우디 플래그십 세단의 포지션을 담당하고, 또 시장에서도 나름의 성과를 이뤄낸 차량이라 할 수 있다.
더욱 미래적이고 세련된, 아우디 최신의 디자인은 물론이고 아우디 특유의 라이팅 유닛을 반영하여 데뷔와 함께 이목을 집중시켰다. 새로운 디자인과 함께 기존 A8 대비 더욱 여유로운 체격을 갖췄고, 롱 휠베이스 사양은 5,267mm의 전장과 3,122mm에 이르는 긴 휠베이스를 갖춰 눈길을 끌었다.
3세대 아우디 A8은 다른 무엇보다 ‘기술의 집약’ 그리고 ‘자동차와 IT 기술의 접목’을 의미하는 시발점과 같았다.
실제 아우디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개선을 위해 엔비디아의 테그라 칩셋을 품었고, 구글 어스 및 나이트 비전, 인텔리전트 헤드라이트 등 ‘플랫폼 외적인 부분’에서의 매력을 제시했다. 덧붙여 기술 실증이라는 명분 아래 LTE 통신망과 연계될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을 실증하는 프로토타입의 플랫폼이 되기도 하였다.
기본적인 내연기관 라인업은 물론이고 하이브리드 사양도 출시되었을 뿐 아니라 기존과 같은 아우디 A8 W12 사양도 출시되었고, 다양한 가솔린 및 디젤 엔진이 포진되어 전세계 플래그십 세단 시장의 한 부분을 담당했다.
참고로 고성능 모델인 S8은 기존 2세대 A8 기반의 S8과 달리 새롭게 V8 4.0L TFSI 엔진과 콰트로 시스템의 조합을 구현하였고, 상위 사양인 S8 플러스 역시 마련하여 605마력이라는 강력한 성능을 구현, ‘하이엔드 플래그십 세단’의 경쟁력을 끌어 올렸다.
3세대 A8 W12 콰트로 사양은 앞서 2세대 A8 W12와 같이 뤽 베송 제작의 ‘트랜스포터 3편’인 ‘트랜드포터: 라스트미션’에 등장해 주연 차량으로 맹활약했다. 여담이지만 3편은 전작에 비해 액션성 및 연출 수준을 지적 받으며 ‘자동차 액션’에 시선이 집중되었고, ‘영화가 곧 자동차 광고’처럼 느껴지는 효과를 얻게 되었다.
2017~ / 테크니컬 플래그십 세단, 4세대 아우디 A8
2017년 11월 아우디는 4세대 A8을 공개한다. 4세대 아우디 A8은 미래적이고 세련된 디자인과 넓은 공간, 그리고 다이내믹한 성능을 통해 아우디가 선사하는 럭셔리 클래스의 미래(The Future of The Luxury Class)를 표방하며 더욱 발전된 매력을 제시한다.
지금껏 그래왔던 것처럼 5,172mm의 전장을 갖춘 기본형 사양이 중심을 잡고 5,310mm에 이르는 긴 전장과 3,182mm에 이르는 긴 휠베이스를 품은 롱 휠베이스 사양이 마련되어 ‘플래그십 세단’의 가치는 물론, 체격을 키우는 시장의 흐름을 고스란히 반영했다.
디자인은 아우디 프롤로그의 디지안을 이어 받았고, 이를 통해 더욱 고급스럽고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연출한다. 새롭게 디자인되어 더욱 강렬한 존재감을 과시하는 싱글 프레임 그릴과 선이 돋보이는 전면, 그리고 세련된 후면 디자인을 통해 시각적인 긴장감을 더한다.
파워트레인은 가솔린과 가솔린 하이브리드, 그리고 디젤 사양으로 나뉘었고 플래그십 세단의 가치를 제시하는 만큼 모두 V6 엔진 및 V8 엔진이 마련되어 제원 상의 성능은 물론 실질적인 주행에서의 존재감을 더했다. 이에 따라 전통처럼 이어진 W12 사양이 빠진 점이 눈길을 끈다.
이와 함께 다이내믹 올 휠 스티어링(Dynamic all-wheel steering)을 비롯해 액티브 크루즈 컨트롤과 어댑티브 크루즈 어시스트, 프리센스 360° 등의 다양한 기술을 적용해 3세대 제시한 ‘기술 중심의 플래그십 세단’의 가치를 입증하였다.
덧붙여 또한, 차량-운전자-네트워크 간의 연결을 통해 다양한 안전, 편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아우디 커넥트 시스템이 장착되어, 운전자는 마이 아우디(myAudi)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차량 원격 제어는 물론, 차량 상태 확인과 차량 찾기 등의 기능으로 ‘편의성’을 더하는 것 역시 잊지 않았다.
참고로 한국 시장에는 아우디 A8 L 55 TFSI 콰트로가 판매 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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