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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실적 좋지만 먹구름 잔뜩... 헷갈리는 K배터리 기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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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실적 좋지만 먹구름 잔뜩... 헷갈리는 K배터리 기상도

입력
2021.03.21 22:30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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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배터리 올해 1분기 사상 최대 실적 전망
완성차, 배터리 내재화 땐 10년 내 지각변동 가능성
中의 테슬라 제재… 전기차 시장 전체 충격파 올 수도

LG에너지솔루션 미국 미시간 공장 전경. LG에너지솔루션 제공

LG에너지솔루션 미국 미시간 공장 전경. LG에너지솔루션 제공

K배터리의 기상도가 예측 불허로 치닫고 있다. 전기차 시대가 도래하며 당장 올해 1분기 실적은 맑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배터리를 자체 조달하려는 완성차 업체들의 내재화 전략이란 먹구름이 엄습했다. 전기차 시장의 새판을 짜려는 시도가 이어지는 가운데 테슬라를 겨냥해 '미국의 화웨이'로 삼으려는 듯한 중국의 움직임도 변수로 부상했다.

올해 1분기 K배터리 3사 실적 전망은 '맑음'

21일 배터리 업계와 증권가에 따르면 K배터리 3사의 1분기 실적은 성장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해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한 LG에너지솔루션은 1분기에 2,000억 원대 영업이익을 내며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올해 1분기 LG화학의 매출액을 전년 동기 대비 30% 이상 늘어난 9조2,580억 원, 영업이익은 262% 증가한 8,564억 원으로 추정했다.

증권가에서는 이 중 배터리 부문인 LG에너지솔루션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4조2,000억 원, 2,200억 원 수준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매출로는 전체의 약 45%, 영업이익은 26%에 달하는 수치다. 현대자동차 코나 EV 등 배터리 리콜 비용을 지난해 4분기에 반영하면서 악재를 털어낸 데다, 주요 고객사들로부터 안정적으로 수주량을 늘려온 결과라는 분석이다.

삼성SDI는 계절적 비수기 영향으로 전 분기 대비 실적이 소폭 감소할 전망이지만, 전년 동기에 비해서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25%, 199%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아직 적자에 머물고 있는 자동차용 배터리 사업이 올해 안으로 흑자 전환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사업 역시 매출 증가와 영업손실 개선이 점쳐진다.

15일(현지시간) 독일 볼프스부르크에서 열린 폭스바겐그룹 '파워데이' 행사에서 헤르베르트 디스 폭스바겐그룹 회장이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제공

15일(현지시간) 독일 볼프스부르크에서 열린 폭스바겐그룹 '파워데이' 행사에서 헤르베르트 디스 폭스바겐그룹 회장이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제공


몰려오는 먹구름… 폭스바겐 엎친 데 테슬라 덮칠라

문제는 완성차 업계의 지각변동이 심상치 않다는 점이다. 지난해 9월 테슬라에 이어 이달 폭스바겐까지 중·장기적으로 배터리 생산을 내재화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면서 배터리 업체들이 새로운 생존 전략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 앞당겨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로선 배터리 부족 현상이 심각해 완성차 업체가 배터리 수급에 사활을 걸고 있지만 배터리 업계에 전기차 시장의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완성차 업계의 반격이 10년 내에 현실화할 것이란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폭스바겐이 파우치형이 아닌 각형을 통합 셀 타입으로 선택한 것보다 배터리 형태의 단순화를 통해 궁극적으로 내재화를 이루겠다는 선언에 주목해야 한다"며 "전기차 비용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배터리를 더 싼값에 자체 조달해 수직계열화를 이루겠다는 것이 완성차 업계의 목표"라고 말했다. 내재화를 공식 선언한 테슬라와 폭스바겐 외에도 GM, 도요타, 현대차그룹 등 다수의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전고체 배터리 등 미래 기술에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론 머스크(오른쪽) 테슬라 CEO가 2020년 9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테슬라 프리몬트 공장에서 열린 배터리데이에서 테슬라가 자체 개발한 신형 '4680' 배터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유튜브 캡처

일론 머스크(오른쪽) 테슬라 CEO가 2020년 9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테슬라 프리몬트 공장에서 열린 배터리데이에서 테슬라가 자체 개발한 신형 '4680' 배터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유튜브 캡처

또 다른 악재는 중국이 기밀정보 유출 우려를 이유로 군·국유기업에 대해 테슬라 차량 사용을 제한하고 나선 점이다.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된다며 중국의 정보통신기술(ICT) 업체인 화웨이를 제재하고 나선 것과 닮은꼴이어서, 중국이 화웨이 보복의 희생양으로 테슬라를 택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만약 중국의 제재 수위가 높아져 테슬라가 중국 시장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게 되면 배터리 업계를 포함한 전기차 시장 전체에 충격파가 불가피해진다.

업계 관계자는 "배터리 업계는 이제 막 꽃을 피우려는 시기이기 때문에 앞으로 수많은 우여곡절을 겪게 될 것"이라며 "미래를 쉽게 예단할 순 없지만 반도체처럼 끊임없는 기술 개발이 이어진다면 완성차 업체가 독식할 수 없는 독자적 생태계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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