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연(28ㆍ흥국생명)과 표승주(29ㆍ기업은행)가 프로배구 여자부 플레이오프의 핵심 키워드로 급부상하고 있다.
흥국생명은 20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2020~21 V리그 여자부 PO 1차전에서 기업은행에 세트스코어 3-1(25-20 23-25 25-18 25-21)로 승리했다. 이날 눈에 띈 것은 양 팀이 서브를 넣을 때 상대 특정 선수에 융단 폭격을 가했다는 점이다.
기업은행의 타깃은 김미연이었다. 기업은행은 이날 76개의 서브 가운데 절반이 넘는 40개(점유율 52.6%)를 김미연에 집중시켰다. 다른 리시브 라인인 김연경에게는 8개(10.5%)를, 리베로 도수빈에게 24개(31.6%)를 넣었다. 김미연이 올 시즌 리시브 점유율이 15.5%(30경기 104세트)였던 점을 고려하면 무려 3배가 넘는 리시브 양을 견뎌야 했다.
김미연은 이 가운데 15개를 정확히 받아내면서 리시브 효율 35%를 기록했다. 리시브 범실은 1개가 나왔다. 빼어나진 않았지만 올 시즌 자신의 평균 리시브 효율(22.6%)보단 안정적으로 처리하면서 ‘제2 레프트’로서 팀 승리에 적지 않은 힘을 보탰다.
흥국생명 역시 서브 전략은 명확했다. 박미희 감독이 이미 포스트시즌 미디어데이에서 공언한 대로 표승주에게 서브를 집중했다. 89개의 리시브 가운데 표승주가 44개(점유율 49.4%)를 책임졌다. 표승주가 3세트에선 중간에 교체 투입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대 서브의 절반 이상이 표승주에 집중된 셈이다. 레프트 막내 육서영이 17개(19.1%)를, 리베로 신연경이 14개(15.7%)를 리시브했다.
김미연 vs 표승주 리시브
정규리그 리시브 점유율(효율) | PO1차전 리시브 점유율(효율) | |
---|---|---|
김미연(흥국생명) | 15.5% (22.6%) | 52.6% (35.0%) |
표승주(기업은행) | 36.7% (27.6%) |
49.4% (18.2%) |
표승주는 이날 평소보다 더 흔들렸다. 세터를 향해 정확하게 올라간 리시브는 10개뿐(효율 18.2%)이었고 리시브 실패도 2개가 나왔다. 올 시즌 평균 리시브 효율(27.6%)보다 훨씬 낮은 수치였다. 김우재 기업은행 감독이 경기 전 “(표승주의)컨디션이 좋진 않다. 경기 중 흔들리면 육서영과 교체할 예정”이라고 말했는데, 우려했던 상황이 그대로 연출된 것이다.
표승주의 리시브가 불안하자 세터 조송화의 토스도 흔들리거나 2단 언더 토스로 이어졌다. 또 외국인 선수 라자레바에 올라가는 불안정한 토스가 많아지면서 라자레바의 공격 점유율은 40.7%까지 치솟았지만 공격 실책이 4차례나 나왔고 페인트로 넘겨주는 장면도 수 차례 나오는 악순환이 계속됐다.
표승주의 리시브 부담은 공격에도 악영향을 끼쳤다. 이날 표승주는 총 5득점을 올렸는데 공격 득점은 4점, 공격 성공률은 13.8%에 그쳤다. 김우재 감독은 1차전 패배 후 “양 팀 모두 상대 리시브를 흔들려고 했다”면서 “오늘은 우리가 흔들렸고 상대 리시브 라인을 흔들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양 팀의 서브 전략은 22일 경기 화성체육관에서 열리는 PO 2차전에서도 반복될 것으로 보인다. 표승주와 김미연의 리시브에 시선이 집중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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